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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1평’ 담뱃가게 아저씨의 아름다운 나눔 사랑

153뉴스 tv 2007. 2. 5. 03:20
 채 1평도 안되는 작은 공간,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 바로 밑에 자리한 이 작은 가게는 손님이 오면 엉덩이 한 쪽 걸칠 정도로 좁았다. 얼마나 좁은지 엉덩이 바짝 들이대고 그나마 자리에 앉으니 무릎이 걸려 출입문이 닫히질 않는다.


노윤회씨(전북 군산시. 50) 지금 그가 하는 일은 ‘1평’이 채 되지 않는 이 작은 가게에서 담배를 파는 것이다. 어떤 날은 몇 천원 버는 날도 있고, 어떤 날은 1만원 조금 넘게 버는 날도 있고, 아주 아주 장사가 잘 되는 날에도 채  2~3만원 수입이 노씨의 수입 전부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복권을 팔았지만, 가게 바로 옆에 전문 복권방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나면서 복권 파는 것을 접고 지금은 담배만 판다.


계속되는 시련... 92년 버거스씨 병으로 다리 절단, 95년 교통사고로 가계 기울어


노윤회씨는 지난 92년 버거스씨 병으로 다리를 절단했다. 다리를 절단하기 전까지도 건축업에 종사하면서 여느 사람들처럼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살았었다. 하지만 다리를 절단한 후 그는 삶에 대한 회의와 절망감에 빠져들었고, 결국 삶을 거의 포기할 정도의 아픈 세월을 보냈다.


하지만 주변의 따뜻한 도움과 격려를 받으며 장애인 단체에도 나가고, 또 단체 사무국장과 회장도 맡으면서 점차 삶의 의욕을 되찾아 갔다. 94년에는 지금 운영하는 담뱃가게까지 얻었다. 상가 건물 건설업체와 장은식씨를 비롯한 입주 상가 상인들이 장애인에 대한 편견을 갖지 않고 모두 따뜻한 마음으로 그를 도와주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모든 것을 포기하려 했던 그에게 이렇게 삶은 새롭게 희망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노윤회씨. 얼마 되지도 않는 돈이라며 인터뷰에 손사래를 치지만, 솔직히 하루 벌어 당신과 가정의 생계를 꾸리기도 어려운 상황에서 다른 분들을 위해 나눔의 사랑을 실천한다는 것이 그리 쉬운 일인가?


하지만 멈추지 않은 시련은 그를 빗겨가지 않고 또다시 커다란 아픔을 주었으니... 1년 후인 95년 교통사고를 당한 것이다. 당시 1명이 사망하고 4명이 크게 다치는 대형 사고였다. 또 한 번의 시련은 그에게서 다리를 절단했을 때보다 더 큰 시련과 많은 것을 앗아갔다.


“그 때 집안도 풍비박산이 났어요. 생활고를 견디지 못한 아내는 집을 나가고, 그 당시 중1, 2학년이던 아이들은 돌보지도 못해 두 아이들 스스로가 모든 것을 다 해야 했지요. 병원비가 없어 퇴원도 하지 못하던 시간이었습니다. 지금이야 다 지난 일이지만, 아이들 생각하면 못난 아비 만나 고생만 시킨 것 같아 마음이 아픕니다.”


2번의 큰 시련. 삶이 원망스러울 정도로 큰 시련이었지만,  장애인협회 식구들과 담뱃가게가 있는 강천상가 주인들의 도움으로 퇴원을 하게 되었고 건강을 회복한 그는 다시 담뱃가게로 돌아왔다. 고마웠지만, 자신을 아무런 대가 없이 도와주는 주위의 따뜻한 이웃들이 고마웠지만 자신에게 닥친 모진 시련 탓에 세상에 대한 고마움보다는 원망이 더 컸다.


세상에 대한 원망 버리고 나눔의 사랑으로 마음의 편안함을 찾다!


그러던 그의 마음이 열리기 시작한 것은 5년여의 시간의 흐른 지난 2000년. 비록 1평의 작디 작은 가게지만 그가 밥벌이를 할 수 있는 공간이 있고, 주변 사람들의 도움으로 아이들도 반듯하게 성장했으니 얼마나 고마운 일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 때부터 그는 세상에 대한 원망보다는 감사하는 마음을 갖게 되었고, 그 감사의 마음을 이 사회에 다시 갚기 위해서 나눔의 사랑을 실천하기 시작했다. 

 

그가 모은 돼지저금통은 홀로 사시는 할머니 전기세나 관리비를 내 드리는 데 쓰이기도 했고, 어려운 형편 학생들의 등록금으로 쓰이기도 했다. 수십억 돈보다 어찌 작은 돈이라 할까? 


담배 팔고 남은 잔돈을 넣기도 하고 한 갑 판 돈 전부를 넣기도 했다. 그가 담배를 팔아 하루 버는 돈은 채  2~3만원도 되지 않는다. 솔직히 장애의 몸인 당신과 가정 생계를 꾸리기에도 턱없이 부족한 돈이었다. 하지만 그는 자신보다 더 어려운 이웃을 위해 조금씩 조금씩 돼지 저금통을 채워갔다. 

 

“하루 몇 천원, 몇 백 원씩을 꼬박꼬박 돼지저금통에 모았어요. 처음에는 '이렇게 조금씩 모아서 언제 저 돼지저금통이 가득 차나?' 싶기도 했지만, 십시일반이라고 꾸준히 모으니 1년에 2, 3번 저금통이 가득차더라고요. 1년 지난 후에 세어보니 50, 60만 원가량이 됐습니다. 적은 액수죠? 저도 부끄럽다라고요. 많지도 않은 돈이려거니와 직접 나서는 건 쑥스러워서 하지 못하고 자원봉사 단체에 맡기면 그 이후는 다 알아서 해 주더군요.”

 

그렇게 그는 1년 동안 모은 돈을 어려운 이웃에게 기꺼이 내 놓았다. 그의 말대로 적은(?) 돈이지만 누군가에게는 수십억 돈보다 더 크고 가치 있는 돈이었다. 이 일을 그는 7년 째 계속하고 있다. 올해 역시 그는 돼지저금통을 채워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쓸 계획이다.

 

혹시나 꽉 찬 저금통을 보면 욕심이 생기지 않느냐 물으니 “돈으로 인한 몸의 편안함 대신 난 마음의 편안함을 찾았다. 이 적은 돈과 바꿀 수 없는 많은 것들을 얻었다”는 말로 대신한다. 그는 지금도 다리의 통증으로 인해 하루에도 몇 번씩 진통제를 맞아가며 생활하고 있다.



출처 : 사는 이야기
글쓴이 : 장희용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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