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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회 순교자 열전’을 펴낸 한국순교유적연구회 김헌곤 목사를 만나본다

153뉴스 tv 2020. 12. 15. 14:36

 

“이 시대는 순교자적 신앙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최근 ‘한국교회 순교자 열전’을 펴낸 한국순교유적연구회 김헌곤 목사. 그는 이 시국과 함께 신앙의 혼란을 겪고 있는 한국교회와 성도들에게 원하는 것은 바로 순쇼자적 신앙이 필요하다고 역설한다.

특히 그는 순교신앙만이 진정 우리를 행복하게 하고 하늘나라에 대한 분명한 소명을 갖게 하며, 코로나19로 혼란한 이 시기, 한국교회가 죽음을 불사하고 순교했던 선대들의 순교 신앙을 되새기고 이를 계승하는 노력이 절실한 때라고 주장한다.

김헌곤 목사는 한국전쟁 당시 정읍 두암교회에서 순교한 故 윤임례 집사의 손자로, 오랫동안 한국 기독교의 순교역사를 연구하는 데 힘써왔다.

최근까지 문준경 전도사 순교기념관 관장으로 섬기다가 지금은 동역자들과 함께 한국순교유적연구회를 조직해 연구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그는 “이 책을 일평생 목회자로 순교자의 길을 걸어가신 천국에 계신 나의 부모님께 드린다. 그리고 아내와 네 명의 자녀와 일곱 손주에게 사랑한다고 전하고 싶다”고 했다.

김 목사는 “국내에 수많은 순교자가 있지만 잘 알려지지 않아 국내 순교자 55명과 집단 순교지 17곳을 소개하게 됐다”며 책 출판의 배경을 전했다.

또, “책에는 순교자에 대한 정보뿐 아니라 남겨진 피해 가족들에 관한 이야기를 다루며 순교를 통한 믿음의 열매들도 담았다”고 덧붙였다.

‘한국교회 순교자 열전’은 김 목사가 직접 전국 집단 순교지 17군데를 답사하며 그간의 순교 연구를 집대성한 결과물이다.

무엇보다 김 목사는 오랜 시간 순교자들을 연구해오면서 “후손들이 국내 순교 역사를 잘 모르는 것이 안타까웠다”며 “선대들의 순교 신앙을 한국교회에 널리 전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이 책에는 임종헌, 주기철 목사 등 한국교회 초기부터 일제강점기, 한국전쟁 당시까지 순교한 55인과 염산교회, 병촌교회 등 집단 순교지 17곳의 순교 역사가 담겨있다.

그는 “답사하면서 17곳 교회 모두 건강하게 세워져 있는 것이 무척 인상적이었”며 감사했다” “순교자들이 가해자들을 복음으로 용서하고 섬긴 것이 선한 영향력이 되어 지역사회로 하여금 교회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을 갖게 했다. 실제로 많은 교회들이 부흥을 경험했다”고 전했다.

한국전쟁 시 민간인 최대 피해지역은 호남이었다. ‘대한민국 통계연감’에 의하면 인민군과 공산군에 학살된 남한의 민간인 수는 6만 명에 이른다. 세분하면 전남에서 43,500명이 죽고, 그중에 영광군에서 21,200명에 달한다. 그리고 영광군 염산면에서는 1만 5천여 명의 주민 가운데 30%인 5천 명이나 학살당했다. ‘집안의 씨를 말렸다’는 가정이 많이 나올 정도로 학살은 아비규환(阿鼻叫喚) 이었다.

-. 가장 인상에 남았던 곳은

“ 무안군 청계면 복길교회를 꼽았다. 복길리 마을은 한국전쟁이 발발했을 때 공산군과 공산당원들에 의해 기독교 탄압을 경험한 아픈 역사를 갖고 있다. ‘2003년 목포대학교 역사문화학부 심포지엄’ 자료에 따르면 당시 피살당한 주민 수는 130세대 가운데 149명이고 이중 기독교인이 43명에 달했다.”

-. 어떠한 역사의 내용을 가지고 있는지.

“주민들이 ‘공산군을 잡아 원수를 갚겠다’고 넜으나, 故 정대성 장로를 비롯한 복길교회 성도들은 ‘원수마저 사랑하라’는 성경 말씀을 따라 가해자들을 복음으로 품었다. 당시 청년 자치대 대장이었던 정대성 장로는 부인과 동생이 죽임을 당했음에도 부역자들을 용서하고 그들에게 복음을 전했다. 이는 복길리 마을 120세대 가운데 90%에 가까운 수가 기독교인이 되는 놀라운 열매로 맺어졌다.”

-. 대한민국의 현 시국을 이겨낼 수 있는 방법은.

“오늘날 진보와 보수 이념으로 갈등하는 한국 사회가 회복하는 길도 복음이다. 자기 가족을 죽인 사람들을 복음으로 용서하고 오히려 축복했던 복길교회의 이야기가 오늘의 대한민국과 한국교회를 지켜낼 수 있고, 다음세대에게 희망을 전할 수 있다고 본다. 가해자와 피해자가 그리스도의 복음으로 치유될 수 있다. 순교의 아픔을 간직한 많은 교회가 지금까지도 건강하고, 코로나19로 예배의 위기를 겪고 있는 한국교회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좌우익의 갈등이나 남북분단의 아픔도 순교신앙 안에서 반드시 회복될 것이라 믿는다.”

임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