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아이와 같은 믿음
어느 날, 다섯 살짜리 딸이 아빠에게 다가와 다소 괴로운 목소리로 물었습니다.
“아빠, 너무 더워. 수영장에 가면 안돼?” 아빠는 딸에게 “나중에 가자꾸나” 하고 말했습니다. 자꾸만 “왜 오늘은 안 돼?” 하고 묻는 딸아이에게 아빠는 수영장에 갈 돈이 없다고 힘들게 설명해 주었습니다. 그러자 딸아이는 “하나님한테 부탁할 거야!” 라고 말하고는 약간 도전적인 태도로 자신의 방으로 뛰어 들어갔습니다.
호기심이 생긴 아빠는 방문 앞에 서서 딸이 하나님께 하는 기도를 들었습니다. “하나님, 여기는 오늘 너무너무 더워요. 진짜 너무너무요. 난 수영장에 가고 싶어요. 아빠는 돈이 없어서 저를 데려갈 수 없대요. 그러니 제발 하나님이 어떻게 좀 해주실래요? 고맙습니다, 하나님. 아멘.” 기도를 마친 아이는 수영복을 입었습니다. 그리고 목에다 수건을 두르고 현관을 향해 걸어가며 이렇게 선언했습니다.
“밖에 나가 하나님이 어떻게 하실 건지 기다릴 거야.” 딸아이는 무릎에 팔꿈치를 붙이고 손에 턱을 받친 자세로 현관 앞 계단에 자리 잡고 앉았습니다. 바로 그때 전화가 울렸습니다. 전화를 한 사람은 이웃집 부인이었습니다. “이웃끼리 서로 친해지면 좋겠어요. 컨트리클럽으로 수영하러 가려는데 함께 가면 어떨까요? 저희에게 무료 티켓이 있거든요.” 아이의 아빠는 말했습니다. “좋지요! 그런데 언제쯤 가실 계획이세요? 저희가 준비할 시간이 좀 필요한데요….” 그러자 이웃집 부인이 말했습니다. “괜찮아요. 우리도 아직 준비가 전혀 안 됐어요. 사실은 몇 분 전까지만 해도 생각하지 않은 일이거든요.”
- 「내 인생을 바꾼 가족 사랑」/ 앨리스 그레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