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무료급식을 끝내고 유지춘할아버지를 모시고 정남진정형외과를 찾았다.
이른 침부터 교회를 찾은 할아버지.
"나 좀 살려줘요." 숨가쁜 말을 이으시는 할아버지.
얼마 전부터 감기몸살로 몸이 불편하신 할아버지는 병원에 입원하겠다는 의사표명을 하셨다.
난감했다.
할아버지를 차에 모시고 일단 할아버지 댁에 모셔다 드렸다.
오후에 병원에 함께 갈 것을 말씀드렸다.
에스레이 결과 폐렴 병명으로 결과가 나왔다.
심한 증세는 아니지만 입원치료가 필요하다라는 주치의의 설명이 있었다.
입원수속을 취하고 할아버지를 병실에 모셔드렸다.
저녁에 다시 병실을 찾겠다라며 할아버지께 말씀을 드리고 할아버지 댁을 찾았다.
4남매와 할머니, 그리고 할아버지. 가족 이력서이다.
3남 1녀. 따님은 결혼해 출가외인.
3남은 아직 미혼이다.
장남(40), 차남(37), 끝남(33).
장남은 일일근로자, 차남은 행방불명, 끝남은 정신이상.
복잡다단한 가족의 이력은 할아버지의 행복지수임을 알 수 있다.
할머니는 외출중이셨다.
인근의 슈퍼에서 동네 한 할머니를 만나 유할머니의 행방을 묻자, 슈퍼 안의 방에 계신다는 것.
슈퍼에서 할머니를 만나 할아버지 동정을 말씀드리고 병원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그놈의 영감은 엄살이 좀 심해요."
뜻 밖의 얘기를 할머니께서 하셨다.
다복하리라 생각했는데, 언감생심 어찌된 연고인지......
병원으로 가는 동안 할머니는 할아버지에 대해 마음 깊이 간직하던 한을 실타래 풀어놓듯 늘어 놓으셨다.
"내가 말이요. 지금도 그 영감 발소리만 들어도 가슴이 '벌떡벌떡' 뛴단 말이오!"
70을 훌쩍 넘기고도 할머니에 대한 할아버지의 태도는 강압적이고 막무가내라는 할머니의 고백...
결국 자식들까지 등을 돌리게 했다는 것.
병원에 도착하여 병실에 문을 열고 들어섰다.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한냉전선이 형성되어 도무지 대화가 이루어지지 않았다.
병문안 온지 3분도 안돼 할머니는 집으로 가시겠다라는 것.
할아버지 얘기는 계속 이어집니다.
'아름다운 사람들 > 나누며 섬기고 사랑하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영남형제의 섭섭함. (0) | 2007.01.12 |
---|---|
한센씨 병의 편견 (0) | 2007.01.12 |
여기 곡우와 같은 청년들이 있습니다 (0) | 2007.01.05 |
손수레에 꿈을 싣고 (0) | 2007.01.05 |
"저런 호랭이 물어갈 놈은 돼져버려야 되요!". (0) | 2007.01.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