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사람들/나누며 섬기고 사랑하며

"저런 호랭이 물어갈 놈은 돼져버려야 되요!".

153뉴스 tv 2007. 1. 5. 22:41

 

 

 2005년년도 마지막 날이었습니다. 서산으로 넘어가는 노을처럼 마지막 날을 마무리하고 새해를 기도로 준비하며 바쁜 숨을 고르고 있는데, 박금자할머니께서 이른아침 또다시 찾아 오셨습니다. 할머니는 충길이 어머니이십니다.

할머니는 부억의 의자에 앉자마자 욕설을 내뱉으십니다. 아들의 대한 서운한 감정 표현이기도 합니다. 이제는 해도 욕먹고 안해도 욕먹을거라는 억화심정도 작용을 했을 것입니다.

"아 글쎄! 그 자식은 내 자식도 아니단 말이오(?)".
"저런 호랭이 물어갈 놈은 돼져버려야 되요!".

충길이 어머니는 아장거리며 걸어오던 코흘리개 아들이 이제는 성장하여 사람 구실을 바랬지만, 아직도 그는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는 자식에 대하여 오늘도 불만을 쏟아 내십니다.

"목사님! 아 글쎄? 내 말좀 들오보쇼!"
"그놈의 자식 때문에 여인숙에서 내가 지끔 쫓겨나 버려딴게요".
"이게 어디 될 말이요".

오랜 세월 험하게 살아오신 충길이 어머니는 그 환경 때문에 억센 기운이 돌고 눈초리가 매섭게 보이는데, 아들에 대한 원망이 맞물려 이날은 더욱 날카롭게 보였습니다. 구걸과 떠돌이 생활에 이제는 지쳐을 법도 한데 자식은.......구걸하다시피 해가며 키운 보람에 대한 원망이 묻어납니다. 이제는 떠돌아 다니다 보니 떠돌이생활에 이골이 났습니다.그러나 자식에 대한 기대는 더이상 바랄 수가 없게 되었습니다.

충길이(28세)는 자기가 태어난 그 오두막집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습니다. 그는 엄마 이야기를 잘 듣는 아이였습니다. 엄마가 하는 일을 자기의 조그마한 손으로, 사랑하는 마음으로 언제나 도와드리는 그런 아이였습니다.

이렇게 행복한, 그러나 가끔 생각에 잠기곤 하는 이 어린이는 점점 거친 문제의 소년이 되어 갔습니다. 이제는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간 듯 싶습니다.

할머니는 잠시 숨을 고른 후에 몇 일 전에 핸드폰에 담은 사진을 당장 내놓라고 필자에게 역정을 내십니다. 사진이라도 갈기갈기 찢어버려야 억화심정이 풀리겠다라는 의도이십니다. 더이상 자식에 대한 가치가 없다는 생각을 합니다.

"안그래도 화딱질 나는데..... 갈기갈기찢어버려야 겠소... 망할놈 때문에...".
그의 어머니는 공황상태에 빠진것만 같습니다

자식에 대한 분한 억화심정을 억누르지 못하고 끊임없이 할머니는 불만을 쏟아내십니다.
" 내 말좀 들어보란께요."
"얼마 전에 그놈을 그래도 목사님이 자식이라 하여서 내가 그놈을 여인숙(밥퍼공동체 바로 건너편에 자리하고 있음)에 데리고 가서 안 살았지 않았소".
"아 그런데 이놈이 병(맥주병)에다 오좀을 싸는 통에 이불을 몽땅 못쓰게 되어 주인에게 쫓겨나 버렸소".

충길이와 그의 어머니가 세를 얻어 사는 여인숙 화장실 변기통이 막혀나 봅니다. 마침 화장실에서 충길이가 화장실에서 나오다가 여인숙 주인과 맞딱거렸습니다. 여인숙 주인은 화장실 입구에 들어서는 순간 숨이 탁 막혀 들어갈 수가 없어 되돌아 나오고 말았습니다. 그러나 변기통이 막힌 불똥이 엉뚱한 곳으로 튀게 되었습니다. 변기통은 물이 넘치고 냄새가 코를 찌르게 되자 화가 잔뜩 난 주인은 그만 범인을 충길이를 지목하고 말았습니다.

억울하게 누명을 뒤집어 쓴 충길이는 억화심정에 그만 일을 내고만 것이었습니다. 적절치 못한 상황이니만큼 아무래도 그는 억화심정을 억누르고 절제하기엔 무리였지 싶습니다. 자연스럽게 찾아든 어두운 감정에 휘둘려 본의 아니게 괴팍한 태도를 취하게 된 것이었습니다.

이들 모자는 한동안 모습을 보이지 않을 것입니다. 껌이 팔리지 않는 날이면 잔뜩 허기진 배를 채우기 위해 공동체로 발걸음을 옮길 것입니다.

"어머니의 넓은 사랑 귀하고도 귀하다
그 사랑이 언제든지 나를 감싸줍니다.
네가 울때 어머니는 주께 기도드리고
내가 기뻐 웃을 때에 찬송 부르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