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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비전교회 담임 이국진 목사 딸, 신부 예림 양과 신랑 에릭 앤드루 시악 군 결혼예식

153뉴스 tv 2019. 7. 2. 14:42






가끔씩 결혼예식 가운데서도 돈 문제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소식을 듣곤한다. 특히 축복받아야 할 결혼식이 혼수 등 과다지출로 인해 사회적 문제를 야기하고, 그 행복한 결혼이 깨지곤 한다.


여기 혼수 등 과다지출 거품을 제거하고 작지만, 행복한 결혼식을 소개한다. 지난 22일 작아서 더 행복한 결혼식을 가진 이예림 양과 에릭 앤드루 시악 군이다. 이들은 전주예수비전교회에서 오전 11시 11분에 결혼식을 가졌다. 오전 11시 11분은 고전 11장 11절 말씀을 통해 두 남녀의 소중한 결혼을 축복하기 위함이다. “그러나 주 안에는 남자 없이 여자만 있지 않고, 여자 없이 남자만 있지 아니하니라.” 예림 양의 부친은 예수비전교회 담임 이국진 목사이다.


이번 결혼식 특징은 화동 대신에 신부의 친할머니와 외할머니가 화동이 되어 꽃을 뿌려준 길로 신랑과 신부가 입장했다. 할머니들의 사랑과 기도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신부가 제안해서 이루어진 것. 할머니들은 처음에는 망설였지만, 우황청심환을 복용하면서 준비해 꽃을 뿌리는 화동 역할을 대신했다. 이날 결혼식에 참석한 사람들은 모두 이 장면에서 눈물을 흘리면서 감동했다.


이 목사는 “주례는 목사인 아버지인 제가 맡았고, 어머니는 한복이 아닌 양장을 입고 인사를 했다. 축가는 신랑의 오보에 연주와 신부가 바이올린 연주를 하면서 결혼식이 미니 음악회가 됐다”며 “예수비전교회가 3월에 입당 예배를 드리고 난 이후 가진 첫 결혼식이다. 조용하고 엄숙하면서도 의미 있는 결혼예식이 됐다. 성도들은 입당 예배를 드리고, 첫번째 예식을 기쁨으로 동참하며 즐기는 축제였다”고 밝혔다.


이 목사는 “우리들의 일생에 늘 처음 경험하는 것을 선사했던 큰딸이 결혼했다. 남들은 평생 한 번 하는 결혼식을 우리 딸은 요란하게도 세 번씩 했다”며 “본식은 6월 8일에 시카고에서 양가 부모와 지인들이 있는 곳에서 했지만, 한국의 친척들과 우리들의 지인들을 위해서 6월 22일에 우리 교회당에서 했고, 그 이후에는 바로 다시 미국으로 건너가 이번에는 신랑 측 친척들과 지인들이 있는 캘리포니아에서 결혼식을 가졌다”고 설명했다.


이 목사는 시카고 예식을 위해 우리가 식장을 방문했을 때 깜짝 놀랐다고 한다. 그는 “아직 학생 신분인 신랑과 아직 생활이 정착되지 않은 딸이 결혼식 비용을 아끼는 가운데 예식을 진행하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예식장으로 쓰려고 빌린 건물은 마치 창고 같은 느낌이 들었다”며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결혼예식인데 이렇게 창고 같은 곳에서 결혼식을 하겠다고 했단 말인가? 결혼식 비용을 아끼라고 신신당부했던 것이 후회스러웠다”고 했다.


그런데 막상 을 하루 앞둔 날 신랑과 신부, 그리고 친구들, 그리고 양가 부모들이 모여서 결혼식 리허설을 하고 그 식장을 꾸미기 시작했다. 거무칙칙한 의자에는 하얀 천을 덮었고 금빛 장식을 둘렀다. 테이블에도 하얀 천을 깔고 벚꽃 나무 장식과 찻잔 장식을 더했다. 바닥에는 신랑과 신부가 걸어갈 카펫을 깔고, 단상도 나뭇가지 장식과 전구를 배열했다. 그리고 헬륨가스를 불어 넣은 커다란 풍선들을 달아놓았다. 몇 시간 동안 그렇게 열심히 예식장을 꾸민 결과 정말 멋진 식장으로 바뀌게 되었다. 허접한 창고처럼 보였던 그곳이 단 몇 시간 만에 그 어느 곳에 내어놓아도 빠지지 않을 멋진 식장으로 변한 것이다.


이 목사는 “결혼식을 마치고 난 후에 그 식장을 빌려준 주인이 딸에게 말했다”며 “이렇게 멋진 식장은 지금까지 대여해준 역사상 가장 뛰어난 것이었고, 그 멋진 장식들을 없앤다고 하니 마음이 아쉬웠다”고 했다.


얼마 후에 이 목사는 “한참 지난 후 딸 아이의 페이스북에 그 당시에 촬영했던 사진들이 올라왔다. 그 사진들을 보면서 그때의 멋진 추억을 돌아볼 수 있었다”며 “두 사람이 한 가정을 이루어 출발하는 것은 정말 기적적인 일이었고, 하나님의 놀라운 축복이었다”고 자랑했다.


그러면서 그는 “딸 아이의 결혼식을 지켜보면서 생각해 보았다. 결혼이란 게 그런 것이지. 허접한 창고를 하나씩 꾸며서 멋지고 화려한 식장으로 바꾸듯이, 아직 미완성이고 불완전한 두 사람이 만나 사랑을 일구고 가정을 가꾸면서 행복을 만들어 나가는 게 결혼이다”고 고백했다.


예림이의 신분은 아직 학생이다, 신랑도 마찬가지다. 그것도 미국 내에서 가장 취업률이 떨어진다는 음악을 전공하는 학생이다. 부모의 소망은 자녀가 힘든 상황에서 결혼생활을 시작하는 것이 못내 불안하다. 그런데 돈도 많고 좋은 직장에 다니고 모든 것을 다 갖춘 신랑감이라면 걱정거리가 좀 줄어들 수 있을까?

이 목사는 “결혼이란 완벽하고 모든 것을 다 갖춘 사람들이 만나는 것이 아니라, 여러 가지 부족한 사람들이 만나서 서로의 필요를 채워주고 채움을 받으면서 성장해 가는 것”이라며 “사실 우리도 그렇게 출발했다. 30년 전 내가 결혼할 때에는 신혼집을 마련할 수도 없어서 그냥 처가에 들어가 신혼을 시작했다. 나는 정말 가난한 신학생이었다”고 회고했다.

임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