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시청 서기관으로 40년 공직생활을 마치고 2010년부터 군산시 문화관광해설사로 활동하고 있는 이종예 장로(군산경포교회). 그는 지난 22일 오전 10시 30분-오후 2시 30분까지 군산을 찾은 관광객들에게 군산의 근대역사를 소개하느라 바쁜 일정을 보내고 있었다.
이종예 장로는 관광객들에게 아펜젤러기념교회, 근대역사박물관, 옛세관, 미즈상사, 조선은행(근대건축관), 히로스가옥, 부윤관사 등을 차례로 소개하며 남다른 고향 사랑을 펼쳤다. 또 문학기행단에게도 채만식문학관, 집필가옥, 채만식묘, 임피역에서 역사적 사건과 자연생태 인물 등을 소세히 설명하기도 했다.
이 장로의 고향사랑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다양한 분야에서 찾아오는 방문객들의 안내자로 나서 새만금관광과 원도심 근대문화역사, 철새축제를 홍보하는 등 군산시 문화관광분야를 소개하는 해설사로 섬기고 있다.
특히 농림수산식품부가 시행하는 ‘제1회 바다해설사 양성교육과정’에 선정돼 해설 4개 분야에 도전하는 등 공직생활을 하면서 쌓은 경험과 노하우를 앞세워 숲, 바다, 근대문화, 관광해설 분야를 체계적으로 관광객들에게 전하고 있다.
“내가 살아온 이야기 68년, 어르신들 이야기 50년, 여기에 덧붙여 향토 사학자들의 이야기를 더하면 총 118년의 역사를 알고 있다. 그런데 공직에 몸 담았던 사람으로서 이러한 무형의 재산인 군산의 이야기를 사람들에게 소개하는 것이 내가 사회에 보답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의 대답에서 그가 군산 이야기를 얼마나 귀중하게 생각하고 있는지 느낄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사람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신뢰해 줄 때, 크나큰 보람을 느낀다고 밝혔다.
군산에서 나고 자라 이젠 군산을 알리는 민간홍보대사의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는 이 장로는 문화관광해설사의 삶이 제2장 1막이라고 고백한다. 무엇보다 그의 삶 속에서 파노라마처럼 스쳐지나가는 어렸을 적 기억부터 현재의 기억까지 차곡차곡 정리해 놓은 삶과 신앙은 노칠 수 없는 알곡들이다.
그는 현직에서 군산뉴스에 세상사는 이야기라는 주제를 가지고 군산에 관한 글을 연재하고 있었다. 그런데 어느새 부터인가 독자가 한정돼 있음을 느끼고, 다양한 연령층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소통을 하고 싶었다. 그래서 카페, 블로그, 트위터, 페이스북까지, 여기에다 전국문화관광해설사 총 3000명이 포함된 밴드도 운영하고 있다.
2015년 3월에 조달청은 군산시와 국내 최초로 ‘역사문화탐방 구매 및 홍보 협약’을 맺었다. 주제별 특성을 반영한 4개 코스(시간길, 탁류길, 구불길, 바닷길)로 구성해 오랫동안 잠들었던 군산을 깨어나게 했다.
이 장로는 군산 근대역사문화 공간을 중심으로 하는 당시 여행 서비스 상품은 전국 최초로 조달청 나라장터 종합쇼핑몰에 등재되는 경사를 맞았다며 기존 여행 상품이 학생들만을 대상으로 했다면 이날 행사를 통해 정부·공공기관의 수련활동 등에도 활용되는 등 이용자의 폭이 넓어졌다고 강조했다.
그간의 행정 관행을 혁신적으로 바꾸는 일은 국가 기관에서는 흔하지 않다. 전국 5대 최우수 박물관으로 뽑힌 군산 ‘근대역사박물관’은 주말이 되면 1만 2천 명의 관광객들이 몰려와 연간 100만 명 돌파를 이뤘다.
이 장로는 “당시 사업은 꺼져가는 항구의 눈물을 닦아주는 동시에 군산 관광의 새로운 활로 개척에 불을 댕겨주었다. 2008년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주관한 지역문화재생 공모사업에서 ‘근대산업유산 벨트화 사업’으로 응모한 군산시는 낡은 근대 건축물을 복원하는 데 성공했다”며 술회했다.
공무원 작가로도 문학 활동에 매진해온 이 장로는, 첫 시집 ‘서해낙조에 핀 어화’(도서출판 솔디자인)를 발간하기도 했다.
이 시집은 이 장로가 공직에 근무할 당시 하나씩 업무 노트에 틈 나는 데로 담아온 시를 모아 160여 쪽으로 발간했다. 시인의 첫 시집 ‘서해낙조에 핀 어화’에는 어릴 적 돌아가신 어머니를 사모하는 글을 중심으로 ‘그리움’, ‘사모곡’, ‘요놈들’, ‘잡초’, ‘단비’ 등 5부로 나뉘어 134편의 시가 수록됐다.
특히 고향 군산을 소재로 한 작품들도 다수여서 시인의 풋풋한 고향사랑을 느낄 수 있다.
이 장로는 “마음 속에 늘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으로 담아두었던 이야기들을 꺼내어 어디엔가 적어보고 싶었다”며 “금강에서 고기잡이 하는 어부들 뱃노래처럼 빛바래고 묵은 노란색 노트에 몽당연필로 써온 글들을 모아 담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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