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는 말은 더이상 맞지 않는 말이 됐다. 쌍둥이도 세대차를 느낀다는 블랙유머처럼 시대의 변화는 가히 쾌속질주. 이런 변화의 시대에 10주년을 맞이하며 의도적으로 아날로그적 의미를 찾는 교회가 있다. 전주 천변에 자리잡고 있어 많은 이들에게 낯설지 않은 이름을 가진 시냇가에 심은 교회(김강현목사)가 어느덧 설립 10주년을 맞았다.
교우들은 교회가 걸어온 10년의 초심을 다잡고 앞으로의 인도하심을 기대할 수 있는 의미있는 일을 찾다가 인접한 전주천변에 화단을 조성하였다. 매해 겨울이면 추운 겨울을 보내야 하는 어려운 이웃에게 어김없이 연탄을 들고 따뜻한 사랑을 전하는 교회가 이번에는 꽃씨를 든 것이다. 잡초 무성한 황폐한 땅을 일구는 모습이 마치 풍성한 추수를 바라보며 파종하는 성실한 농부 같다.
"뜻깊은 10주년을 맞아 어떤 의미있는 일이 있을지 고민하다 우리교회가 천변에 위치하고 있다는 지역적 특징을 살려 화단을 조성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꽃삽을 든 채 구슬 땀을 흘리는 신학균 장로(선교위원장)의 얼굴에는 미소가 꽃처럼 환하다.
시냇가에 심은 교회는 지난 10년간 기독교세계관 사역과 성경묵상 사역으로 일관된 길을 걸어왔다. 이제 교회는 10주년을 맞는 뜻깊은 해를 맞아 이런 뿌리깊은 사역을 토대로 '성경방'을 새롭게 구성, '생장점이 터지는 성경일독학교'를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는 담임 김강현목사와 박지유 사모가 '생터성경사역원(이애실)'의 전문강사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는 것에도 연관되어 있다. 매해 '독서여행' 프로그램을 운영하던 노하우와 연계되어 매우 효과적인 목회 프로세스로 자리매김하고 있어 추후 목회의 좋은 롤모델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외에도 10주년을 감사하며 그간 벼뤄오던(?) 회보를 창간했다. 학교에서 국어과를 가르치고 있는 백지열집사, 장승익집사, 양혜영 자매가 중심이 돼 매우 탄탄한 구성과 참신한 내용으로 산뜻한 출발을 보였다. 교회는 또한 매주 토요일이면 교회학교 어린이와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로봇교실(김세민집사)을 진행하고 있어 학부모들과 지역 사회에서 좋은 반응을 받고 있다. 또한 이달 중에 목공교실(김준호성도, 나무풍경)도 오픈을 준비하고 있다.
여느 교회에서 쉽게 접하기 힘든 이런 개성있는 프로그램들이 가능한 것은 성도들이 하나님께 받은 재능으로 교회를 적극적으로 섬기고 있기에 가능한 일일 것이라. 시냇가에 심은 교회에서는 누구든 재능을 살려 봉사할 수 있고, 그것이야말로 교회가 10년을 걸어오는 동안 잘 길러진 탄탄한 근육인 것을 느낀다.
"교회야말로 꽃밭이 아닐까요? 심는 이가 있고, 물 주는 이가 있고 자라게 하시는 이가 있지요. 각자의 재능과 역할이 다르지만 그것 때문에 도리어 아름다운 향기와 조화가 가능한 꽃밭, 그것이 교회라고 생각합니다. 서로가 달라서 아름다울 수 있고, 차이는 있어도 차별이 없는 공동체가 아름다운 꽃밭 공동체라고 생각합니다. 꽃은 시들기도 하고 마르기도 하겠지만 주님이 머리이신 교회는 진리의 시냇가에 뿌리를 내리고 영원히 꽃 피우고 열매 맺지요."
담임 김강현목사의 말에서는 진한 봄향이 번진다.
교회의 10년 걸음을 함께 축하하며 축복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대한예수교장로회(합동) 총회장 이기창목사(북문교회 담임)는 "시냇가에 심은 교회의 설립 10주년을 진심으로 축하한다"며 "하나님의 은혜로 더욱 크고 놀라운 부흥을 이루어 지역복음화의 선도적 역할을 잘 감당하고 하나님께 더욱 큰 영광을 돌리는 교회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최 인 전북CBS 본부장은 "시냇가에 심은 교회는 열매를 맺고, 잎사귀가 마르지 않으며 모든 일이 형통하는 축복을 받는 교회"라며 "땅끝까지 복음을 전파하라는 예수님의 명령을 가장 충실하게 실천하는 교회가 될 것이다“고 말했다.
김영만 CTS전북방송 지사장은 "시냇가에 심은 교회가 기독교세계관 사역, 성경묵상 사역, 독서프로그램, 이애실사모의 성경일독학교 등을 통해 지역사회를 섬기며 복음 전파를 위해 힘쓰는 모습은 모든 교회의 귀감이 된다“며 "10년 동안 자란 나무, 뿌리가 깊으면 바람이 불어도 흔들림이 없듯이 견고히 자라서 백향목처럼 향기나는 교회로 부흥하시길 바란다"고 했다.
봄볕을 받고 대지를 수놓는 꽃들의 향연이 아름다운 이 계절, 시냇가에 심은 나무가 철을 따라 열매를 맺으며 그 잎사귀가 마르지 아니함 같이 건강하고 아름답게 주의 나라를 일궈갈 것을, 축하를 보내온 수많은 동역자들과 함께 따뜻한 시선으로 기대해 본다.
<임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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