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사람들/나누며 섬기고 사랑하며

가쁜 호흡을 내쉬며

153뉴스 tv 2007. 1. 21. 17:21
 

00월 00일

오홍렬할아버지를 터미널에서 만났다.
할아버지를 모시고 무지개아파트 건너편 산동네에 자리하고 있는 할아버지 가정 댁을 방문했다.
가퍄른 경사길에다가 계단이 놓여져 거동이 불편하신 할아버지는 집에 이르기까지 여러 차례 가쁜 호흡을 몰아내쉬며 이어가셨다.

 


정상인이라면 잠깐이면 오를 경삿길을 상당한 시간을 보내며 드디어 집에 당도했다.
대문을 밀고 집 마당에 들어서자 여러해 동안 돌보지 않은 집은 흉물스러웠다.
구석구석이 폐허가 된 집처럼 보였다.

 

할아버지와 얘기를 나누던 중 옆집에 사는 반장님께서 인기척에 대문을 열고 찾아 오셨다.
"그것들도 자식이라오."
"내가 지금껏 봤었도 그런 놈들은 처음이오."
반장님은 분노의 찬 말을 이어갔다.

"얼마 전(1달)에 큰 아들놈이 저 할아버지를 즈그 집에서 모시고 오더니만 방도 들여다 보지 않고 라면 5개인가 방바닥에 던져놓고 달아나 벼렸소."
"이놈의 세상이 어떻게 될란가(?)"

반장님의 얘기는 이렇다.

 


이른 봄부터 큰 아들이 할아버지를 모시고 살았단다.
그런데 2-3개월 정도 시간이 흐른 지난 8월에 여느날 큰 아들이 할아버지를 다시 모시고 내려왔다는 것.
반장님의 이어지는 얘기에 따르면 할아버지의 수중에 있는 재산(기껏해야 1백만원, 그리고 싯가 1,000원 정도의 낚은 집) 을 탐내 할아버지를 모셨다고 한다.

 

그러나 할아버지께서 자식들의 뜻에 따르지 않게되자 할아버지를......
그 이후부터 전화도 없고 전화번호도 변경했다고 한다.
2남 2녀 중
차남은 행방불명이 된 상태.

몇 해 전에 시집간 작은 딸(43세에 결혼)은 더더욱 가관이다.
결혼하기 전까지 할아버지와 함께 살면서 서로 독립된 생활을 했다고 한다.
식사도, 청소도, 빨래도.....

현재 할아버지는 1달에 약값만 10여만원이 지출되고 있는 상태이다.
자녀들도 출가해 사는 형편 정도가 어렵다는 것.
그나마 큰 딸이 1년에 2회정도 5만원 정도 생활비로 드린다는 것.

 ..........................................................................(중략)

 

0월 00일

할아버지를 만나기 위해서 다시 찾았다.

할아버지의 안부도 궁금하고 반찬 그릇을 회수하기 위해서이다.
가파른 경사지의 계단을 뒤로하고 대문을 열어 마당으로 들어서자 할아버지께서 1인용 쇼파에 외로이 앉아 계셨다.


*사진은 지난 여름에 담은  것입니다.

 

집 안 곳곳이 흉물스럽게 방치되어 홀로 살고 계시는 할아버지의 마음이 편치 않으신 듯했다.
젊었을 때는 경치가 좋아 비롯 작고 대궐같은 집은 아니나 현재의 집을 무척이나 아끼셨다는데...
돌산대교의 운치와 아름다운 바다와 어울러져 할아버지의 마당에서 바라본 전망은 좋은 편이다.
반가운 마음에 할아버지의 손을 잡아드리자 할아버지는 싫치 않은 표정이셨다.
아무도 찾아오지 안는 빈 집을 지키는 신세로 전락했다(할아버지의 표현임)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