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겨울이 지나면 다시 둥지로 돌아올 것이다는 희망을 품고 있습니다
천성이 밝고 명랑하고 유머감각이 있는 기현형제는 술에 취하면 욕설과 싸움박질로 일관하여 공동체 가족들은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저희 공동체가족들은 새벽예배를 마치고 곧바로 아침시사를 합니다.
이날도 여느날과 다를 바 없이 아침식사를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얼마 전부터는 새로운 가족이 한명 더 늘었습니다.
그래도 고작해야 10명 정도입니다.
어린아이들 6명, 사역자 3명 그리고 새로운 가족 김기현 형제(35세)입니다.
그런데 갑자기 기현형제가 주방의 바닥에 떨어져 발작을 하였습니다.
기현형제는 이를 갈며 피를 토해내었습니다. 저희들도 발작은 처음 겪는 일이어서 순간 당황을 하였습니다.
마음을 진정시키고 그의 발작이 멈추기를 기다렸습니다.
이후에 그의 상처를 치료해주는데 이가 깨지고 눈 부위가 부어 오르고, 꿰멘 머리의 상처에서 또다시 피가 흘러 차마 눈을 뜨고는 보지 못할 정도의 참혹한 모습이었습니다.(사실인즉 지난 밤에 술에 취한 기현형제는 계단을 오르다가 금속 부분에 머리를 심하게 다쳐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습니다.)
오늘도 아침식사를 마치고 외출을 하더니만 응급차에 실려갔습니다.
터미널에서 술을 먹고 또다시 발작을 하여 얼굴에 많은 외상과 함께 꿰멘 머리 바로 옆부분에 또다시 상처를 입었습니다.
결국 그는 알콜치료전문병원인 광양우리들병원에 입원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가 선택할 수 있는 길은 그 길 밖에 없었습니다.
겨울을 함께 할 수 없는 형편 때문입니다.
그를 병원으로 보냈습니다.
그러나 그는 가지 않겠다고 끝까지 고집을 부렸습니다.
그곳에는 자유가 없다는 것입니다.
지난 2달여 동안 그는 많은 일들을 남겼습니다.
유머감각이 있는 그는 저희공동체 가족들과 자원 봉사자(여천고 어머니회와 무선중어머니회)들에게도 많은 웃음을 안겨주었습니다.
반면에 술에 취하면 입에 담기 어려운 욕설과 싸움박질 등에 여념이 없었습니다.
천성이 밝고 명랑한 그는 어릴적부터 앓아온 병 때문에 모진 어려움을 겪어왔습니다.
그나마 부모님이 살아 계실 때에는 그의 등 뒤에서 그를 밀어주고 앞에서 이끌어 주었습니다.
두 부모님 돌아가신 후에 그는 더욱더 절망에 사로잡혔습니다.
쓰러지고 넘어질 때마다 그를 일으켜 세우시고 다독거려주신 부모님은 그에게는 희망였습니다.
부모님은 야속하게도 그와 영원히 함께 해주실 수가 없게 되었습니다.
수 없는 날들을 지새우며 그는 슬퍼하며 많이도 울었을 것입니다.
때로는 그는 다짐도 했을 것입니다. "열심히 살아보겠다"라고.
그의 아내는 그를 기다려주지 않았습니다.
세상은 그를 반갑게 맞이하지도 않았습니다.
그는 고통을 술로 슬픔을 잊고자 하였습니다.
이제는 그에게도 소망이 있습니다.
"영원한 천국에서 '예수님'과 함께 살 것이다"라는 확실한 소망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를 그는 가슴깊이 새기고 있습니다.
늦은 저녁 그는 술에 얼큰히 취하여 어눌한 발음으로 현관문에서 외쳤던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
"목사님! 저 지 ㅎ ㅜㄴ인데 (지훈) 문 열어 주소ㅔ(주세요)....... 그나마 깨지고 상처나지 않고 돌아온 하루는 감사할 정도입니다.
부모님이 살아 계시면 그를 보고 그의 부모님께서는 애통해 하실 것입니다.
이제는 그를 위하여 아무도 울어 주지 않습니다.
오히려 그에게 손가락질을 합니다.
필자와 저희 공동체 가족들은 '예수님'께 메달려 봅니다.
"제발 강건한 아들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궁휼히 여겨 주시옵소서"라고.
그는 겨울이 지나면 다시 둥지로 돌아올 것이다는 희망을 품고 있습니다.
그런 그에게 소망이신 '예수님'의 옷자락을 부여잡고 혈루병에서 놓임을 받았던 한 여인의 살아있는 기쁜소식이 전해지길 바라며, 또한 그의 치유와 함께 얼어붙은 그의 마음에도 봄이 소식이 깃들기를 소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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