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곡가 지성호 교수가 평소 지향하는 예술관이 있다. 창조의 힘은 하나님께로 비롯된다는 것이다. 그 가치관 아래 젊은시절부터 한결같은 믿음으로 성암교회 관현악단을 40여 년의 세월을 진두지휘해 왔다.
사람에게는 누구에게나 터닝포인트가 있다. 지성호 교수와 창작오페라. 지 교수는 자신에게 주어진 기회를 제작 과정에서 피와 땀이 어린 고통과 노력으로 그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창작 오페라가 공연된다고 해서 모두 성공을 거둔다고 장담할 수는 없다. 실패할 확률도 높다.
할머니의 신앙을 이어받은 지 교수는 매사가 적극적이었고, 성실한 삶을 살아왔다. 이는 선교사로부터 직접 복음을 전해듣고 개종한 믿음의 선진들에게 허락한 하나님의 축복이었다. 지 교수는 그 믿음의 반차를 따라 변치 않는 신앙생활을 견지해 왔다.
지 교수는 본래 작곡가이며 주로 전북대학에서 30여 년 동안 이론과 작곡을 강의했다. 그의 주된 작곡활동은 오페라와 같은 대형 총체예술 영역이다.
그런 그가 2002년 월드컵 기념 문화공연의 일환으로 전주시가 지성호에게 위촉한 대서사음악극 ‘혼불’(최명희 원작)이 대성공을 거두면서 여러 오페라 단으로부터 창작 오페라곡을 위촉 받기 시작했다. 그 첫 오페라가 백제 가요를 소재로 한 ‘정읍사’이다.
이후 지역적 소재를 가지고 오페라의 토착화에 단체의 명운을 건 (사)호남오페라단과 지속적으로 손을 잡고 창작오페라를 작곡하면서 호남오페라단을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최고의 창작오페라 산실로 자리매김하는데 매진해왔다.
판소리적 요소와 융합된 지성호의 창작 오페라는 대개 창작오페라 공연이 1회로 끝이 나는 단발성인 것과는 달리 그 작품성을 인정받아 전주세계소리축제, 대한민국오페라페스티벌을 비롯한 경향 각지의 공연작으로 선정되는 등 꾸준히 공연이 지속되는 점이 주목된다.
지 교수가 작곡한 여러 창작오페라 중에서 ‘흥부와 놀부’는 제3회 대한민국 오페라대상 소극장 부문 최우수상을, ‘논개’는 대한민국 오페라대상 창작부문 최우수상, 연출가상. 최우수 가수상을 수상했고, 는 국립오페라단 창작산실 우수작품으로 선정된 바 있다.
대한민국 민간단체 오페라단 최고의 축제인 대한민국오페라페스티벌이 지금까지 10회의 연륜을 쌓는 동안 지성호의 창작오페라가 4편이나 선정된 것도 오페라 작곡가로서 지성호의 진면목을 보여주는 부분이다. 그 작품들은 ‘논개(2011년, 호남오페라단), ’루갈다(2014년, 호남오페라단), ‘흥부와 놀부’(2018년,코리아 아르츠 그룹), ‘달리 비취시오아’(2019년, 호남오페라단)이며, 이들 작품이 예술의 전당 오페라 극장에 올려질 때마다 평단과 언론, 관객들로부터 상찬을 받은 바 있다.
학술적으로는 판소리 전공 김금희의 박사학위 논문 ‘판소리를 수용한 한국 창작오페라 연구(2015년, 원광대학교 대학원)에서 판소리를 수용한 지성호의 오페라를 망라하여 집중 분석하였고, ’달하 비취시오라‘는 미국에서 오케스트라 지휘자로 활동 중인 오 근의 박사 논문이 “An Interpretational Analysis of Implied Traditional Korean Musical Elements in the Opera Dalha, Bichuishiora by Ji Sungho” 이란 제목으로 출간 되었으며 이 오페라 종막은 오 근의 지휘로 애리조나 심포니 오케스트에 의해 연주되었다.
수상경력으로는 전주시 예술상 음악부문 수상, 목정문화상 음악부문 수상, 한국 오페라 작곡가 베스트 10에 선정(비평가 그룹) 된 바 있다.
-. 성암교회 관현악단 지휘 동기는?
“저는 모교회가 전주서문교회다. 젊은시절부터 관현악에 대한 관심이 남달랐다. 그러면서 저는 ‘모든 영광을 하나님께로 올려드리자’라는 모토가 저의 중심에 항상 새겨져 있었다. 사람에게 보일려고 하는 음악도 정성을 다하는데, 하물며 하나님께 올려드리는 음악은 이에 비교할 수 없다고 본다. 성암교회에서 의뢰가 있었다. 성암교회가 교회 관현악단은 전국 최초가 아닌가 싶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40여년 동안 관현악단을 지휘하고, 성암교회를 섬기는 시간이 됐다. 감사할 따름이다. 하나님의 은혜이다.”
-. 특별히 기억에 남는 제자가 있었는지.
“성암교회 1부 성가대에서 지휘를 맡고 있는 임성준 집사님이다. 매주일 이른 아침에 모여 연습을 해야한다. 임 집사님은 1부 성가대를 맡아 섬기면서 그 역할을 성실히 감당하고 있다. 또, 실용음악학원에서 가르치는 제자들 모두가 자신들이 원하는 학교에 진학하고 있다고 들었다. 전국쿵쿨대회에서 거둔 성적도 우수하다. 하나님께서 맡겨주신 일에 대해 최선을 다하는 것. 그것이 바로 충성된 제자이다.”
-. 끝으로, 하시고 싶은 말씀은.
“음악은 제 인생이며 삶이다. 저의 제2의 인생은 창작오페라와의 만남이다. 공연되는 오페라가 성공하느냐 여부는 대본을 쓴 작가와 작곡가 그리고 지휘자가 삼위일체를 이룰 때 가능하다고 보인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역할은 총괄적인 연출자다. 출연자 모두가 성악가요 배우인 오페라의 특성을 살려 어떻게 청관중의 입맛에 맞는 작품을 만드느냐 하는 것은 연출자만이 해낼 수 있는 능력이다. 결국 하나님께서 함께 해주셔야 한다. 최선을 다하지만은 결과는 하나님께서 성공 여부를 조율해 주신다.”
임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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