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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코리아 진 이하늬 '아름다움'을 말하다

153뉴스 tv 2007. 6. 1. 17:17
미스코리아 진 이하늬 '아름다움'을 말하다 [ 조회수 : 8765 ]


“아름다움은 삶으로 보여지는 것”

“그를 높이라 그리하면 그가 너를 높이 들리라 만일 그를 품으면 그가 너를 영화롭게 하리라 그가 아름다운 관을 네 머리에 두겠고 영화로운 면류관을 네게 주리라 하였느니라”(잠언 4:8,9)

이하늬는 어머니의 등살에 못 이겨 미스코리아 선발대회에 지원했다. 지원서도 마감 마지막 날 부랴부랴 작성해 보냈다. 사진은 미처 준비하지 못해 되는 대로 하나 집어 대충 투명 테이프로 붙여 버렸고 몸무게와 허리 사이즈는 왜 기입해야 하는지 납득이 안돼 건너뛰었다. 하지만 대회에 참가 중인 이하늬의 마음을 크게 사로잡는 말씀이 있었다. 묵상할수록 ‘하나님이 뭔가 일을 벌이실 것 같다’는 확신이 들었다.


“얼마 전 영화 「프린세스 다이어리」를 봤어요. ‘60억 지구촌을 위해 산다면 더 값진 인생이 될 것이다’는 공주의 대사가 가장 기억에 남아요. 그게 진짜 아름다움이 아닐까요. 아무리 미인이라도 화장실에서 얼굴 찡그리며 볼일을 보고 피부는 늙으면 쭈글쭈글 늘어질 것이고….”

다소곳하고 새초롬할 것이라는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워낙 성격이 털털하다”는 미스코리아 진 이하늬는 일상과 속내를 풀어내는데 거침이 없었다. 급하게 메모할 것이 있었는지 한 쪽 손바닥에 휘갈겨 쓴 까만 글자들도 보였다.

“저 정말 준비한 거 하나도 없었어요. ‘미용실 원장님 멘트’ 외워서 되는 것이라면 떨어져도 좋다고 생각했지요.” 미스코리아 선발대회 50주년, 확 달라진 선발 방식은 이하늬에게 행운이었다. 각계 전문가 스무 분과의 일대일 스피치. 빼어난 외모를 갖췄어도 생각 없는 말로 얼버무리면 매력 없는 여자가 됐다. 자원봉사로 섬긴 장애우들의 채점 과정도 있었다.

“하나님께 영광을 돌립니다. 제 삶을 통해서 보여드리겠습니다. 오늘 제가 말 한대로 살겠습니다.” “대회 소감으로 엄청난 말을 내뱉었다”고 하자 “요즘 잘 사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부담감이 크다”고 대꾸했다. “탤런트 김혜자 선생님이 ‘하늬 씨, 사랑만이 마지막 해답이에요’ 라고 말씀해주셨는데 숨이 막히는 것 같았어요. 저의 가치관, 신앙은 결국 삶을 통해서 드러날 수밖에 없겠죠. 작은 부분이라도 나의 삶이 다른 사람을 위해서 쓰이기를 바라고 있는지가 중요한 것 같아요. 제게서 세련된 말, 유행하는 머리 스타일, 옷의 트렌드를 보기 원하실 수도 있지만 사실 그건 지나면 곧 잊혀질 껍데기잖아요.”


작년 11월 그는 ‘가야금 인간문화재 23호’ 어머니, 언니와 함께 미국 카네기 홀에서 가야금 삼중주를 선보였다. “가야금은 가업과 마찬가지다”며 “대회에 나가기 전까지 어머니처럼 훌륭한 연주자가 되는 것이 꿈이었다”고 했다. 그의 정체성은 “가야금, 소리를 하는 무대에 서는 사람”. 말을 익히면서 판소리를 시작했고 걸음마를 떼면서 무용을 배웠다. 악기는 장난감이었다.

이하늬는 대회에 참가하며 소명이 더욱 명확해졌다. 성경을 묵상하다 알게 됐다. 미스코리아는 디딤돌이었다. 그를 한국의 대표로 삼아 한국의 미를 알리려는 하나님의 깊은 뜻이 있었다. 그제야 비로소 대회에 집중할 수 있었다. “가야금을 빼고 내 인생을 생각할 수 없다”며 “지금 이때를 위해 4살 때부터 가야금을 연주해온 것 같다”고 했다. 가야금 연주와 힙합 춤을 함께 펼쳐 보인 탤런트 테스트는 미스코리아 진 선발에 결정적인 역할을 해줬다. 연예계 진출도 신중하다. “한국문화를 알리고 전파하는 선”에서 활동할 참이다. 


독실한 기독교 가정에서 자란 그는 부모님으로부터 좋은 영향을 받았다. 오랜 공직생활 뒤 은퇴하신 아버지는 아직도 양말을 기워 신을 정도로 검소하다. 가야금 인간문화재인 어머니는 먼 지방, 보잘 것 없는 작은 무대라 할지라도 무조건 달려간다. 프로의 자존심
을 내세우지 않는다. 

“치열하게 살며 당당하게 최고가 되는 것, 모든 과정을 통해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는 삶의 표본이 바로 아버지세요. ‘하나님 앞에서는 공짜가 없어. 하늬야. 너 하고 싶은 거 못하면서 대회 나갔지. 그것 하나님이 반드시 셈 하신다’ 어머니는 돈이나 명예보다 훨씬 중요한 가치가 있다고 늘 말씀하셨어요.”

이하늬는 우선 봄에 있을 미스 유니버스 대회에 집중할 생각이다. 지금까지 그래왔듯 예술가 성향을 발휘하는데도 주력할 것이다. 그리고 40세 이후엔 하나님이 세우신 여성 리더가 돼있지 않을까.

“사람들이 알아본다는 것 외에는 미스코리아가 되고 저 이하늬에게 바뀐 거 별로 없어요. 아, 항상 웃어야 하고 늘 예뻐야 되는 희한한 의무가 생겼네요.”

기사제공 : 좋은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