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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어린이 1만명의 ‘엄마’… 부스러기사랑나눔회 강명순 대표

153뉴스 tv 2007. 5. 31. 15:49
가난한 어린이 1만명의 ‘엄마’… 부스러기사랑나눔회 강명순 대표

[2007.05.30 21:26]


배 곯는 어린이에게 밥을 차려주는 엄마, 사랑에 목마른 어린이를 꼭 안아주는 엄마, 너는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이라고 노래불러주는 엄마….

부스러기사랑나눔회 대표 강명순(55) 목사는 1만명 가까운 어린이들의 엄마다.

1986년 부스러기회를 창립한 강 목사는 현재 전국 290개 지역아동센터를 통해 빈곤계층 어린이들의 밥을 챙겨주고 공부를 도와준다. 학대방임아동을 위한 그룹홈 '민들레쉼터'와 13세 이하 성폭력 피해아동을 위한 그룹홈 '로뎀나무집'도 운영하고 있다. 국내 최초 무담보 소액대출기관 '신나는 조합'을 통해 빈곤층 자활도 돕고 있다.

이화여대 3학년 재학시절인 1972년. 그녀는 우연히 학교 앞 골목길을 지나다 지하 1층 공장의 작은 창으로 자신을 올려다보는 여공과 눈이 마주쳤다.

"내가 저 사람의 머리를 밟고 서 있구나. 내가 저 사람들의 기회를 빼앗아 살고 있구나." 마음이 심란했다. 그녀는 우선 빈민촌 아이들의 자원봉사를 시작했다. 그때 그녀는 보았다. 그녀의 열 손가락을 붙잡고 사랑과 관심을 호소하던 빈민촌 어린이들의 그 간절한 눈빛을….

그녀는 1976년 정명기(57) 목사와 결혼해 서울 사당동 판자촌에서 사역했다. 하루벌이로 사는 주민들을 위해 탁아소를 열었다. 그리고 1986년 부스러기사랑나눔운동을 시작했다. 2000년에는 목사안수도 받았다. 현재 후원의 손길은 2000여명. 그 사랑이 모여 아이들의 밥이 되고, 기도가 되고, 삶이 되었다.

8남매 중 넷째인 강 목사는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고2 때까지 조부모, 부모, 남매들과 매주 한 차례 각자의 일에 대해 토의하는 가족회의를 기억한다. 책임감과 자율성을 익힐 수 있는 기회였다. 결혼 후 남편 정 목사는 그를 신앙적으로 양육하고 사회적으로 지지하는 서포터였다.

나눔운동을 시작할 때 독일교회로부터 종잣돈을 구해준 사람도 남편이었다. 지난 4월 목사안수를 받은 큰딸 민주(28)씨 내외와 전도사인 민경(23)씨 부부 역시 큰 힘이다.

강 목사는 한국교회가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앞장서야 한다고 강조한다.

"지역아동센터를 운영하는 교회에서 쌀이 떨어지면 나눔회로 연락을 해옵니다. 왜 이 센터들이 어려움을 겪을까요. 가난한 사람들은 부자들의 빚입니다. 교회는 예수님 말씀대로 가난한 이들을 몸처럼 사랑해야 합니다."

그녀는 평생을 약자와 빈자의 친구로 살 것을 서원했다. 그리고 그것을 행동으로 보여주고 있다.

한편 이화여대는 31일 창립 121주년 기념식에서 이웃사랑을 실천해온 강 목사에게 자랑스러운 이화인상을 수여한다.

강주화 기자 rul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