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진보당(이하 통진당) 강동원 국회의원(전북 남원순창)은 4·11 총선에서 ‘최대 이변의 주인공’으로 통한다. 그는 민주통합당(이하 민주당)의 텃밭인 호남에서 16대 총선부터 내리 3선을 지낸 이강래 민주당 의원을 눌렀다.
통진당은 당초 이 지역에서 의석을 얻으리라 예상치 못했다. 호남은 야권연대 예외 지역이어서 민주당과 통진당이 각각 후보를 내세웠기 때문이다. 전북기독TV와 전북기독신문에서 신앙과 정치는 불가분의 관계라고 고백하는 강동원 국회의원의 신앙과 정치이념에 대해 들어봤다.
-. 당선을 축하한다.
"먼저 하나님께 영광 돌립니다. 그리고 모든 남원시민과 순창군민 여러분께 감사 드립니다. 새로운 도전과 열정으로 정치와 시민혁명을 이뤄냈습니다. 저의 당선은 거짓을 진실로, 반칙을 원칙으로, 퇴보를 발전으로, 분열을 화합으로 바꾸려는 민주시민의 위대한 승리입니다. 그리고 준엄하게 심판했습니다. 남원시민과 순창군민들은 새로운 정치질서를 원했습니다. 새로운 정치지도자를 원했습니다."
-. 신앙생활은 언제부터 시작했는지.
"현재 남원 서남교회에 출석하고 있다. 주님을 인격적으로 만난 것은 45년 전입니다. 사막에 물을 내시며, 광야에 길을 만드시는 살아계신 하나님의 섭리는 놀랐습니다. 조직도, 재정도 열악한 어려운 현실에서 하나님의 도우심으로 당선됐습니다."
-. 통합진보당에서는 전북최초 당선이다. 어떠한 제세로 선거에 임했는지.
"이번 선거는 정치인이 유권자를 외면하고 지역을 방기했을 때 어떤 결과가 나오는지 보여줬습니다. 민심을 파고든 것이 가장 큰 승리 요인입니다. 호남에서 민주당의 일당독식을 막아야 한다는 견제론이 힘을 얻은 셈입니다. 저는 돈과 조직 없이 발로 뛰는 선거운동으로 승부를 걸었습니다. 지역구 850여 개 마을을 나 홀로 찾아다니며 여론을 피부로 느끼고 그것을 정책화해 공약으로 내걸었습니다. 그 결과 나온 공약이 바로 ‘반값 비료’ ‘반값 기름값’입니다.“
-. 통합진보당 후보로서 남원순창에 국회의원 당선의 비결은 무엇인지.
"첫째, 앞에서 말씀드렸 듯이 발로 뛰어서 직접 생산한 정책공약입니다. 지역 주민들을 직접 만나면서 여론을 피부로 느끼고 그것들을 정책화해 공약으로 내걸었습니다. 그 결과로 나왔던 공약이 ‘담합비료값 환급, 반값 비료․사료․기름값’ 입니다. 제가 공약이 쓰인 조끼를 입고 주민들을 만나면, 그런 세상이 왔으면 좋겠다며 지역 주민들의 열띤 호응이 있었습니다.
둘째, 로고송의 차별화 등 신선한 이미지 부각였습니다. 저는 상대적으로 젊은 층의 참모들을 적극 기용해 유세, 로고송, 공보물에서 기존 후보의 틀에 박힌 방식을 탈피해 신선하고 참신한 이미지를 만들었습니다.
셋째, 저의 정치적 인맥과 식견입니다. 저의 풍부한 정치적 인맥과 진보적인 가치관으로 사회지도층과 진보계열, 시민단체를 전반적으로 아우르는 지지를 이끌어낼 수 있었다고 평가합니다. 진정한 비결은 무엇보다도 남원순창 시민들의 변화에 대한 갈망였습니다. 타지인이 보기에 심각할 정도로 남원순창은 지난 12년간 낙후되어왔습니다. 이로 인한 변화에 대한 갈망이 자연스럽게 저에게 모아졌습니다. 또, 조직력이 상대적으로 타 후보에 비해 약했던 제가 당선될 수 있었던 비결은 일반 시민들의 자발적이고 적극적인 정치 참여였습니다.
-. '반값 비료'에 대해 세부적으로 말해달라.
“땅값이 5%만 뛰어도 정부가 나서서 부동산 안정화정책을 발표하는 등 법석을 떨면서도 기본 주곡 생산에 필수적인 비료값이 100% 오르는 동안에도 그동안 팔짱만 끼고 있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담합이 일어났기 때문에 거품을 완전히 제거하면 가격을 반값 이하로 충분히 내릴 수 있습니다."
-. 선거과정에서 가장 어려웠던 것은.
"진보정치의 필요성을 설득하는 일이었습니다. 과거 빨치산 등 좌익세력에게 피해를 당한 분들의 ‘레드 콤플렉스’ 탓에 진보정당에 대한 지역주민의 이해가 부족했습니다. 일각에서는 무소속으로 나왔으면 일찍 승부가 결정됐으리라는 지적도 있었습니다. 상대 후보가 빨갱이로 몰아가 사상 논쟁도 심하게 돼 정신적, 육체적으로 많은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었습니다. 지역의 목회자들과 성도들의 기도와 격려가 무엇보다 큰 힘이 됐습니다. 사실 빚을 내어 선거를 치뤘습니다. 선거 당시 목회자들께서 홍보를 자청하고 나섰습니다."
-. 노무현전 대통령이 당선될 때 일등공신이었다는데.
"20여 년간 김대중(DJ), 노무현 전 대통령과 인연을 맺어왔습니다. 1985년 민주화추진협의회 공동의장 비서로 출발해 1997년 대통령 당선 때까지 DJ를 도왔습니다. 2001년에는 누구보다 먼저 노무현 대통령 만들기에 뛰어들었습니다. 당시 노무현 대선후보의 호남조직 특보를 맡는 등 참여정부 출범의 중요한 구실을 했습니다. 2004년부터 3년간은 농수산물유통공사 감사로 일했습니다.
참여정부가 끝나면서 저는 러시아 연해주로 건너가 농업 관련 현지법인 사장을 맡아 2년간 농사를 지었습니다. 제가 농업과 관련된 다양한 공약을 제시하는 배경에는 이 같은 실무 경험도 한몫했습니다. 2010년 귀국해 국민참여당에 입당한 뒤 지난해 12월 통합진보당이 창당되면서 합류했습니다.“
-. 선거운동 기간에 서포터스들이 통진당의 상징색인 보라색 점퍼를 입고 선거에 임했다는데.
"서포터스들이 선거운동 기간에 통진당의 상징색인 보라색 점퍼를 입고 집게와 쓰레기봉투를 든 채 지역구를 청소하며 다녔습니다. 사소한 부분에서부터 주민의 삶을 바꿔놓는 것이 진보정치임을 각인시키려는 의도였습니다. 이 모습을 보고 지역주민이 ‘신선하다’ 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저는 총선이 끝난 지 한 달이 넘었지만 여전히 당선 인사를 다니며 주민 얘기에 귀 기울이고 습니있다."
-. 종반 투표3일을 남겨두고 남원장날 임근상 전)민주당사무처장이 강동원후보 캠프에 합류하면서 상황이 극적인 반전이 일어나기 시작했다는데.
“박빙의 차이지만 이강래후보가 2~3%로 앞서면서 피를 말리는 접전에 승리를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임근상 전)민주당사무처장이 4월 9일 아침에 저의 캠프에 합류한 것은 저로서는 천군만마를 얻은 결과가 되었고 결국 승리를 하게 됐습니다. 순창에서의 1,550여표가 뒤지고, 무효표가 1,746표나 나온상황에서 4천여표나 앞선 통합진보당 후보인 제가 승리한 것은 저의 자질과 능력을 높이 평가하고 지지해준 현명한 시민들의 판단력으로 전폭적인 지지를 해준 결과이고, 임근상의 통 큰 희생정신과 신의, 의리, 정치인으로서 경선결과에 승복하고 후보직을 사퇴하면서 약속을 지켜준 덕분에 선거에서 승리했습니다.”
-. 순창군 구림면 화암마을에 소재한 화암교회 건축에 대한 숨겨진 선행이 드러나 화제라는데.
"선거당시 순창장에서 열린 유세현장에서 순창군 농민회 최형권 부회장이 구림면 화암마을에서 있었던 두가지 이야기를 소개하면서 드러난 일입니다. 지난 2005년 감사시절 직무수행 1위로 받은 포상금 1억7천여만원을 구림면의 작은 교회(화암교회)가 비새지 않도록 증축하는데 모두 기부하고 사람들에게 알리지 않았던 얘기입니다. 하천보다 교회와 사택이 낮어 장마철이면 물난리를 겪고 있던 교회였습니다. 교인들도 어르신 성도들 몇 명 예배에 참석하고 있어 재정적인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사실 저도 당시 생활의 어려움이 뒤따르고 있었지만 하나님 나라와 의를 구하자는 생각이 앞섰습니다. 결정을 하는데 저희 아내의 도움과 헌신이 있었습니다. 당시 저희들의 전재산을 헌신했습니다."
-. 통진당의 당면과제와 의정활동은.
"당면 과제는 비례대표 부정경선 사건과 중앙위원회 폭력사태로 내홍을 겪는 통진당의 당내 문제를 해결하는 일입니다. 중앙위원회 폭력사태는 부끄러운 추태로 국민과 지역민께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대중 눈높이에 맞는 진보정당을 만들어나가는 데 힘을 다하겠습니다. 의정활동은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에 들어가 ‘춘향전’의 본고장인 남원을 문화예술의 메카로 키우는데 일조하도록 하겠습니다."
-. 행복한 교육과 차별없는 복지정책을 펼치겠다고 하셨는데.
“의료와 보육 그리고 교육 등 3無 교육을 실현하도록 할것입니다. 아동수당을 12세까지 확대하고, 기초노령연급을 100% 인상할 것입니다. 청년실업자와 폐업자영업자 등 구직촉진수당을 지급할 것입니다. 또,장애인과 노인을 위한 저상버스를 도입하고, 비용 걱정없는 국립 산후조리원을 건립하겠습니다.
-. 지역경제(남원과 순창) 발전 대책은.
“남원은 구남원 역사부지(철동공사 소유) 개발과 시내 구도심지 관광자원을 개발하도록 하겠습니다. 구체적으로 한옥단지 조성과 용성관, 동학혁명유적지 은적암을 복원하고, 용남시장 주상복합화와 공설시장을 현대화로 추진하겠습니다. 인월 등 5일장터에 대한 비가림 시설을 전면 설치하겠습니다. 순창은 순창쌀 단일브랜드 육성지원과 쌀과 고추장, 콩 등을 계약재배 하도록 하겠습니다. 또, 청소년문화구축 공간마련 및 지원을 하겠습니다. 이밖에 친환경 학교급식지원세타 설립 및 유통판매매장을 설립하겠습니다.”
-. 끝으로 지역민께 하고 싶은 말씀은.
“남원시민과 순창군민들은 새로운 정치질서를 원했습니다. 저는 지난 12년 퇴보의 악순환을 청산하고 확실하게 변화시키겠습니다.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고 꿈과 희망을 선사하는 생산의 정치를 실현하겠습니다. 제가 제시한 공약을 하나하나 차질없이 당차게 추진하겠습니다. 원칙과 신뢰, 신의를 지키면서 책임 있는 정치를 실현하겠습니다.”
<대담/신대철 방송위원, 정리/임채영보도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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