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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탄

153뉴스 tv 2006. 12. 15. 13:01

 

"북쪽을 지나는 저기압의 영향을 받은 후 점차 벗어 나겠습니다.
전국이 흐리고 한때 비(강원산간 비나 눈, 강수확률 40~90%)가 오는 곳이 있겠습니다.
천둥번개를 동반한 돌풍이 부는 곳이 있겠고......".

11월 28일 월요일 일기예보입니다. 
일기예보 탓인지 오늘은 내내  흐리더니 오후 늦은 시간에 비가 내렸습니다.
비가 내린후 점차적으로 기온이 떨어져 옷깃을 추켜 세웠습니다.

어느덧 12월도 문턱에 이르렀습니다.
조석으로 날씨가 제법 쌀쌀합니다.
이 계절이 되니 문득 연탄이 생각이 납니다.

지금이야 집집마다 기름 보일러나 아파트의 도시가스 덕택에 따뜻한 겨울을 보낼 수 있고, 24시간 언제나 더운 물이 콸콸 쏟아지는 살기좋은 세상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우리들의 그 때 그 시절의  생활에서는 연탄은 유일한 난방연료가 아니었던가.

저희 공동체가족들도 주방에서 사용할 연탄을 준비하기 위하여 오늘은 덕충동에 자리하고 있는 연탄공장을 다녀왔습니다.
지난해 이어 올해도 연탄공장을 월 2회는 다녀와야 합니다.
3월까지 10회 정도는 다녀와야 합니다.
이는 재정도 넉넉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저희들 공동체는 4층에 자리하고 있어 배달료를 절약하기 위한 방구책입니다.

연탄 하면 어릴적 기억을 새롭게 되살려 줍니다.
늦가을 어머니는 구들장에 연탄 가스가 새지않도록 수리 점검도 하시고, 꺼진 연탄을 다시 살리느라 연기뿐만 아니라 가스에 중독되어 많은 어려움을 겪으셨습니다.

연탄! 하면 또 생각나는게 있습니다.
학교앞의 불량식품(?) 파는 곳에는 연탄불에 설탕과 소다를 국자에 녹여서, 별 모양을 만들어 팔던 그 달콤한 맛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수도권에서는 '달고나'라고 불렸으며,  경상도 지역에서는 '쪽자'라고 불리웠다는데, 어린시절의 우리는 '뽑기'라고 불렀던 것 같습니다.
아무튼 그 연탄은 난방과 밥짓고 라면 끓이는데 지대한 공헌을 했었고, 현재는 필자도 새벽녁에 일어나 절묘하게 연탄의 교환시기를 맞추고 있습니다.

하얀 눈이 펄펄 내리던 겨울이 오면, 어린 시절의 우리는 눈밭을 뒹굴면서 마냥 좋아했는데, 어머니는 경사진 비탈길에 연탄재를 뿌려 자녀들의 미끄러짐과 낙상을 방지하곤 했었습니다.

사랑의 연탄에 아침 햇살이 희망처럼 빛나고 있습니다.
연탄에 불이 붙으면 저희공동체 식당의 보금자리는 따뜻해지고 인생의 삭풍에 얼어붙은 마음도 금세 풀립니다.
"가난은 불공평한게 아니라, 불편한 것 뿐이라고...사랑은 발이없대, 그래서 안아주지 않으면 혼자서는 한 발자국도 걸어갈 수 없는 거래..".

감동스러운 이야기가 묵여있는 '연탄길'에서의 일부분입니다.
이 책은 소설이 아닌 진짜 실화들로만 묶여있는 책으로 사람들에게 사랑 받는 책입니다.

이 책(연탄길)은 우리에게 '세상은 아직 이런 사람들이 있기에 따뜻하다'하는 생각이 들정도로 매우 감명이 깊습니다.
특히 잔잔한 연탄불처럼 잔잔한 이야기로 잔잔한 사람 냄새나는 그러한 이야기인 것입니다.

사랑은 나누는 것. 나누면 따뜻해집니다.
나누면 풀립니다. 나누면 꿈과 위로가 생깁니다.

연탄불이야 언젠가는 꺼지겠지만 그러나 사랑으로 타오른 희망은 결코 꺼지지 않습니다.
올 겨울에는 작은 나눔으로 온 세상이 행복으로 가득하길 기대해 봅니다.
“서로 돌아보아 사랑과 선행을 격려하며…"(히 1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