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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외롭게.."

153뉴스 tv 2007. 1. 17. 23:25
 

 

 

 

"저들이 사람이요."

천수형제 옆자리에 입원한 환자가 생각도 없이 내뱉은 말이다. 
지난 주부터 천수성도는 병원에 입원하겠다고 했다.
필자와 약속시간이 서로 엇갈려 오늘 오후에야 여서동에 있는 백병원에 입원시켰다.
그가 입원하게 된 연유는 11년 전부터 앓아온 당뇨로 인해 왼쪽 엄지 발가락이 썩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4월에 전남병원에 입원시켜 치료를 받아 상당한 차도가 있었는 데 또다시 담배와 술로 병을 악화시켰다.
그를 전남병원에서 주치의 진단을 받게했다.
주치의와 상담 중에 그에 대한 새로운 사실을 알게됐다.
지난 4월 병원에  입원했을 때 간호사에게 행패를 부리어 병원에서 강제로 퇴원을 당했다는 사실과 함께 어제밤에도 경철형제와 재남형제가 병원에서 술에 취해 찾아와 난동을 부렸다는 것이다.

주치의에게 용서를 구하였다. 거듭 용서를 구하고 천수형제를 데리고 병원 밖으로 데리고 나왔다.
천수형제에게 혼쭐을 내고 다짐을 받았다.
"절대로 병원에서 술을 먹지말라.
간호사들과 주치의에게 공손하라"는 언급을 주고 14년 된 애차인 겔로퍼를 앞세우고 여서동에 소재한 백병원으로 이동을 했다.

수요밤예배 시간이 가까워지자 조바심이 났다.
전남병원에서 1시간정도 소요되고 백병원에서도 시간이 지체됐다.
순번이 되어 주치의를 만나 입원을 시켜주라고 부탁을 했다.
간단하게 엑스레이 촬영을 마치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병실로 향했다.
병실에 도착하여 환자복으로 바꿔 입혔다.

식사시간이 지나서 천수형제가 먹을 저녁식사를 준비해야 했다.
천수형제를 뒤로하고 교회로 돌아왔다.
삼일밤 예배를 마치고 상의와 반찬 몇 가지 등을 준비하고 백병원에 도착했다.
병원 입구에서 서성거리는 천수형제가 눈에 띄었다.

부도의 여파로 천수형제의 삶은 천길 낭떨어지가 됐다.
가정이 해체됐다.
무엇보다도 가슴 아픈 사연은 그의 소중한 외동 딸이 부모의 사랑을 받지도 못한 채 현재 고아원에서 생활을 하고 있다.
필자도 가슴이 아픈데 천수형제의 심정을 어떠할까(?)

천수형제와 함께 엘리베이터를 타고 4층 병실로 올라왔다.
병실에서 들어서자 먼저 상의 속옷을 갈아 입혔다.
반찬을 준비하고 식사를 권유하자 천수형제는 식사를 하지않고 이후에 먹겠다고 고집을 냈다.

이때 옆자리에 입원해 있던 환자가 생각없이 내뱉는 말 한마디가 상당히 듣기 거북했다.
"저것들이 사람이요". 
부아가 치밀었지만 내색을 하지않고 천수형제의 과거사를 얘기 하면서 분위기를 흐리지 않았다.

" 이 사람은 예전에는 선주였다. 배 2척을 소유했다. 한 때는 남부럽지 않던 삶을 살았다. 부도의 여파로 현실을 이기지 못하고....." .
천수형제가 자존심이 상하지 않도록 한 배려의 진언이었다.

혼자 외롭게 병실생활을 해야하는 딱한 사정도 고려한 것이다.
옆자리의 환자는 필자의 말에 천수형제를 배려하기는 고사하고 한술 더 떠서 천수형제의 자존심을 깔아 뭉개버렸다.
"그까짓 조그만 배, 알아 주지도 않는다.
" 언쟁을 회피하고 천수형제에게 거듭 당부를 했다.
"절대 술을 먹지 말라."

썩어가고 있는 엄지 발가락처럼 그의 마음도 썩어가고 있을 것이다.
단란한 가정도 꿈도 희망도 포기한 그는 이 밤에 무슨 생각을 하고있을까? 필자도 그를 생각하며 가슴앓이를 하고 있다.

작은 이들의 공동체 속에서 작은 섬김으로 사역을 하면서 종종 갈등을 겪는다.
내가 과연 이들에게 무엇을 해줄 수 있을까(?) 속앓이를 하고 있는 정도이다.
1개월, 2개월.....목욕을 하지 않는 그들에게 주마다 옷을 갈아 입히고 무료급식을 하는 정도이다.

작은 자는 꿈을 도화지에 그리어 본다.
먼저 작은 공동체를 '하나님'께서 축복해 주시라고 힘차게 외쳐본다.
매일 무료급식과 함께 쉼터, 접근성이 용이한 무료급식 장소를 정성을 다해 스케치 하고 고운 꿈을 싣고 색을 덧칠한다.
꿈이 이루어질 때까지 작은 자는 작은  소망을 '하나님'께서는 축복해 주실 것이다라고 되세김을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