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목회를 하는 저로서는 종종 만나는 것이 귀신들린자(또는 정신질환)이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과연 목사인 나는 어떤 판단과 행동을 취할 것인가? 가장 먼저 그리고 당연히 나오는 행동은 기도(또는 안수)이다. 그리고 귀신축출(또는 신유)이 나타나기도 하고, 또는 무감각, 더욱 악해짐을 경험을 한다.
과연 ‘어떤 상태가 귀신들림이고 어떤 상태가 정신질환인가’는 목회 현장에서 매우 중요하다. 이 판단을 잘할수록 당사자와 목회자 모두가 더 나은 결과를 맞이할 것이다. 그러나 순간적으로 일어나는 상황에서(예고 없이 병자를 데려옴 또는 갑작스런 발작) 바른 판단을 하는 것은 매우 힘든 일이다.
그러므로 이 연구를 통하여 제 자신이 귀신들림과 정신질환에 대하여 개념과 대처 방법을 정립하고자 한다.
인간의 구조와 귀신의 존재
1) 인간의 구조
귀신들림이나, 정신질환은 모두 인간의 몸에서 일어나는 것이므로 먼저 인간의 존재와 구조를 살펴봄으로 이해를 구하고자 한다.
인간의 구조에 대하여 이분설(二分設)과 삼분설(三分設)로 주장을 하지만 본인은 이분설을 지지하고 있기에 진행을 빨리 하기 위하여 이분설의 근거만을 제시하고자 한다.
이 이분설은 간단히 말해서 인간을 물질적인 요소와 영적인 요소로 되어 있다고 보는 견해로서 성경의 근거로서는 구약에서 창2:1,7에 사람의 구성분(構成分)은 신체(흙)와 영(생기)의 두 부분으로 말하고 이 두 요소가 합하여 통일성을 구성했다고 말씀하고 있으며 신약에서도 마10:28에서 보면 “몸은 죽여도 영혼은 능히 죽이지 못하는 자들을 두려워 하지 말고 오직 몸과 영혼을 능히 지옥에 멸하시는 자를 두려워하라”라고 하고 있다.
또 고전5:3에서도 “내가 실로 몸으로는 떠나 있으나 영으로는 함께 있어서 거기 있는 것같이 이 일 행한 자를 이미 판단하였노라”라고 말씀하면서 신체와 영혼으로 된 것을 강조 하고 있다. 물론 영, 혼, 신체, 이렇게 표현된 부분도 있지만 영과 혼은 두 단어가 교대로 사용되어 동일한 실제의 두 이름에 불과하다1)
그러나 우리가 중요시 다루어야 하는 것은 우리가 통상적으로 관심을 갖고자 하는 분석적 사고(分析的 思考)내지 구별적 입장 또는 양적이며 숫자적인 구분을 시도하고 있는 것이 아니요, 오히려 육체와 영혼이라는 두 요소가 유기적 관련성 안에서 하나의 온전한 통일체를 이룰 때 인간에 대한 바른 이해를 하게 된다는2)
것이다.
그렇다면 이 영혼과 육체로 되어 있는 인간에게 귀신들림이나, 정신질환은 어느 영역에 존재하는가는 귀신의 존재를 규정하고 다루는 것이 보다 이해에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
2) 귀신의 존재
가. 악한 영들의 조직 구조
사단의 명칭과 그 그룹을 먼저 살펴보면 요한계시록 12장 9절에서 보면 “큰용이 내어쫓기니 옛뱀 곧 마귀라고도 하고 사단이라고도 하는 온 천하를 꾀는 자라 땅으로 내어쫓기니 그의 사자들도 저와 함께 내어쫓기니라”라고 하면서 큰용, 옛뱀, 마귀, 사단을 동일시하고 있고 또 ‘그의 사자들도’란 표현으로 볼 때 악의 세력은 우두머리격인 존재와 추종자로 나눌 수 있다. 이 사단을 살펴보면 영적인 존재(엡2:2)로서 인격을 지니고 있고, 인간보다 뛰어난 영적 능력을 지녔다고 하더라도 하나님의 능력과는 비교할 수 없는 피조된 존재(골1:16)로서 제한적일 뿐이다.3) 하지만 이 악한 영들은 거짓말쟁이(요8:44)로서 진리가 그 속에 없고 온 천하를 꾀는 자(계12:9)로서 성경에서 나타난 특성을 보면 간교하다(창3;1), 헐뜬는다(욥1:9), 사납다(눅8:29), 권세를 지녔다(엡2:2), 교만하다(딤전3:6), 비겁하다(약4:7), 악하다(요일2:13), 궤계에 능한(엡6:11)4) 존재인 것을 알 수 있다.
나. 악한 영들의 움직임
마귀는 세상 사람(불신자)을 그의 간교함으로 진리를 거부하게 하여(눅8:12) 복음에 대해 무지하도록(고후4:3-4) 만들어서 거짓 종교(이단, 사술, 강심술, 마술등등)를 믿게 하여 세상의 여러 가지 풍속을 좇게(요일4:1-4)한다. 또한 성도를 향한 방법으로는 참소와 비방(계12:10)을 하고 특히 하나님에 대한 불신(사47:10-11)과 세상에 대한 유혹(막4:18-19)으로 범죄케 하므로 하나님의 관계를 단절하도록 노력하거나 영적으로 교만(눅22:31;딤전3:6)하도록 만듦으로서 하나님의 진노를 사도록 만들었다.
그리고 지금도 불신자를 괴롭게 하기 위하여 환경(욥1,2장)을 통하여, 귀신들림(삼상16:14), 사람의 신체적인 병(눅4:39)등을 통하여 영적고통, 육체적인 고통, 시기, 미움, 다툼, 거짓등을 가져온다.
다. 악한 영들의 활동범위
그러나 귀신은 하나님의 자녀(성령을 지닌 자)에게는 속임수를 사용할 수는 있어도 점령은 하지 못한다. 본 과목의 교재인 Warner선교사님도 “하나님과 사단(성령과 악령)은 같은 몸에 같은 시간에 거할 수 없다. 혹은 그리스도인의 몸은 성령의 전이기 때문에 어떤 마귀도 그리스도인의 몸에 거할 수 없다.”5)
즉 그리스도인에 대하여서는 인간의 의지, 이성, 감정에는 들어올 수 있지만 영에는 악한 영이 들어올 수가 없다. 그러나 불신자에게는 거할 수가 있다.6)
귀신들림과 정신질환의 구별
귀신들림과 정신질환에 대하여 구별하는 것에 대하여 간단할 수도 있고, 아주 복잡할 수도 있다.
정신의학의 전통은 영적 현상 자체를 인정하지 않기 때문에 ‘귀신들림’이라는 개념 자체가 존재하지 않기에7)
불신앙을 가진 의사는 귀신들림에 대하여 완전히 무시하고 정신질환(병명;정신분열증, 급성반응성 정신병, 해리장애등등)으로 진단을 내리게 될 것이다. 반면에 의학적인 개념을 무시하는 종교인은 정신질환에 대하여 귀신들림으로 판단을 할 것이다. 그러나 이런 문제를 늘 접하고 있는 정신과 의사들의 견해를 살펴보면 귀신들림과 정신질환에 대하여 판단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정신과 의사인 이만홍교수8)
는 “정신질환과 귀신들림의 현상은 그 현상학적인 증상들이 아주 유사하기 때문에 증상의 모습만을 보아서 이것이냐 저것이냐를 판단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9)
고 말하면서 판단의 조심성을 말해 주고 있다.
그러나 또 다른 정신과 의사인 이무석교수10)
는 거라사 귀신들린자를 근거로 귀신들림과 정신질환자를 다음과 같이 구별하고11)
있어서 우리의 개념정리에 도움을 주고 있다.
1) 공통점
① 사람과의 접촉을 피하고 고립된다. 정신질환자는 인간관계에서 많은 좌절과 절망을 경험했기 때문에 사람을 두려워 한다.
② 제 몸을 상하게 한다. 정신질환자는 자신이 미워서 자해행위를 한다.
③ 옷을 벗고, 소리를 지르며, 혼자 얘기하고 때로는 난폭해진다. 정신질환자는 자기 환상 속에서 살기 때문이다. 난폭한 행동은 두렵기 때문에 힘을 괴시함으로 자신을 보호하는 것이다.
④ 환각을 경험한다. 정신질환자에 있어서는 자신의 내면 생활의 욕구가 투사되어 나타난 것이다.
이런 4가지 상황 귀신들린자나, 정신질환자에게 나타나는 형상이지만 정신질환자로서도 원인이 있는 것이고 귀신들린자도 자신의 의지가 아닌 귀신의 영향력 때문에 나타나는 것이다. 그러므로 단순히 이런 형상만 가지고 판단하면 오판을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럼 이들의 차이점은 무엇일까? 계속하여 이무석교수의 글을 살펴보자.
2) 차이점12)
① 귀신들린자는 초자연적인 능력이 있다.(예수님을 알아봄, 쇠사슬과 쇠고랑을 깼다, 돼지 2,000마리를 죽임)
② 귀신들린자는 분리된 개성, 즉 자아정체를 갖고 있다. 논리적이고 현실적인 대화가 가능하다. 정신질환자는 대부분 현실적인 대화가 곤란하고 예수님을 혐오하지 않는다.
③ 귀신들린 자는 예수 그리스도의 능력(기도와 금식)으로 급속한 치료가 가능하다.
④ 정신질환자는 외골수적 혹은 고독한 성격을 가지고 있으며, 어린시절 사랑의 결핍이 있었고, 성장과정이 불행하다. 환경적인 어려움이 발병 당시에 존재하고 있다.
즉 정신질환자는 인간의 힘(육체적, 영적) 이상을 지니지 못하다는 점과 정신분열로 오는 혼돈을 지니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발생의 시점과 원인을 추적하면 귀신들림과 정신질환은 구별이 가능한 것이다.
그렇다면 이제 정신질환을 구별하므로서 하나의 문제는 해결되었다. 정신질환은 전문가(정신과 의사)에게 인도해야 하고 기도로 돕는 것이다. 그러나 귀신들린자라면 정신과 의사의 몫이 아니다. 그들 역시 인간의 힘을 벗어나지 못하기에 이 부분은 당연히 영적문제를 다루고 있는 목회자의 몫일 것이다. 이 부분에 있어서는 다른 어떤 전문가(정신과, 심리학,교육학)가 도움을 주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귀신들림의 상태를 더욱 악화시킬 것이다. 즉 서로가 치료할 수 있는 영역이 따로 있기에 각자의 영역안에 있는 환자를 돕는 것이 우리들의 사명이자 위치일 것이다.
귀신들림에 대한 성경적 교훈
인간은 생명의 근원되시는 하나님과의 교통이 단절될 때 영적 죽음을 가져온다. 영적인 죽음을 당한 인간에게 있어서 가장 먼저 다가오는 것이 악의 세력이다. 즉 거듭나지 않은 자의 영은 사단의 세력으로부터 직접적이든지 간접적이든지 영향을 받고 있다.
그런 영향력중에 가장 강하게 표출되는 것중에 하나가 귀신들림이다. 귀신들림이란 어떤 사람의 존재와 삶속에서 귀신이 정신적인 면과 육체적인 면에서 활동함으로써 나타나는 현상이다. 그러나 이 귀신의 영향력으로 생기는 병들은 인간의 다른 영력에도 영향을 초래한다. 반면에 귀신을 축출하거나 귀신의 영향을 없애 버리면 영향받았던 다른 부분들이 치유된다.13)
귀신들림은 질병과 깊은 관련이 있지만 모든 병이 귀신에 의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병중에는 귀신에 의한 것도 있다.
귀신들린 자는 이중적 의지를 가지며, 자신의 인격이 소멸되거나 압도당하여, 이성이나 선택의 능력을 완전히 또는 부분적으로 빼앗긴다. 하지만 귀신은 예수 그리스도를 신앙고백하고 성령의 영향력 아래 있는 자에게는 침범하거나, 점령할 수는 없다. 다만 영적인 혼란을 가져오도록 속임수는 쓰고 있고 특히 아직 예수 그리스도를 구주로 고백하지 않아서 영적인 죽음 상태에 있는 자에게 있어서는 활동할 수 있다.
성경에서 귀신들림을 보여주는 부분은 수없이 많이 있다.14)
귀신의 존재와 활동은 사실이며 명백한 성경의 증거에 의하여 부정될 수 없다. 그러나 귀신은 무속신앙(巫俗信仰)에서 처럼 인간의 운명과 우주를 지배하고 우위(優位)에 있는 존재로 달래고 비위 맞춰 줌으로써 달래야 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과 신자의 신분으로 쫓아내고 명령할 대상이다. 예수 그리스도가 제자(하나님의 자녀)들에게 부여하신 능력이 우리들에게 있기에 그 분이 이룩하신 승리를 이어서 성취하여야 한다.
그러나 이런 귀신추방은 Catholic의 구마식이나, 비성경적인 Exorcism처럼 반복적 주문과 구호로 되는 것이 아니다. 귀신들이 싫어한다는 소리, 색깔, 식품등도 모두 근거가 없다. 성경은 오직 예수 이름과 권능으로 귀신이 쫓겨난다는 것을 확언하고 있으며 말씀과 기도를 통하여 성령을 모신 신자들에게 더 강한 확신이 온다.
목회현장에서의 올바른 대책
간혹 신문지상이나 TV를 통하여 우리는 끔직한 사고와 장면을 본다. 작년에도 기도원에서 귀신들린 자를 치료한다고 발목에 작고를 채워서 수용된 사람들을 보았고, 심지어는 기도원에서 안찰을 한다고 하여 사람을 죽게 한 사건도 있었다. 아니 지금도 기도원에 가면 쉽게 볼 수 있는 장면들이고, 목회 현장에 있는 저로서도 간혹 귀신축출과 신유의 능력을 위하여 기도를 한다. 분명히 기도로 하나님의 능력이 임하는 것은 사실이고 병과 귀신이 나아가는 것도 사실이며 실제로 체험되는 일이다. 그러기에 더욱 이와 같은 능력에 매달리고자 하는 것도 우리의 마음이다. 특히 기적이 나타남으로서 오는 주변의 인정(?)도 있다. 그러나 하나님은 우리에게 기적적인 사건으로만 삶을 살도록 하시지 않았고 일반적인 자연 은총을 주신 분이시다.
영적으로 정신적으로 질병에 걸려 혼란된 상태에 있는 사람들을 돌보고 치유하는 일에 전문적인 훈련받은(정신의학, 심리학, 일반의학) 이들과도 서로 존중하며 협동하는 것이 지혜로운 처사라고 생각한다. 특히 정신병자라고 판단이 되도 무조건 의사의 영역은 아니다. 정신병자가 되면 인간은 두려움 속에 있고 혼란을 경험하게 되므로 이들에게는 더 많은 그리스도의 사랑을 필요로 하고, 생각을 정리할 시간과 공간이 주어져야 한다. 물론 정신과에서 이런 안정을 주고자 노력은 하지만 교회는 본질적으로 목마른 자들이 찾고 쉼을 얻는 곳이기에 참다운 쉼은 정신과에서가 아니라 양이 목자에게 돌아와 느끼는 안정을 목회자가 주어야 한다.
신약성경에서도 심리적 치료, 영적인 치료, 그리고 이 둘의 혼합된 치료를 인정하고 있다.15)
이와 같은 것을 볼 때 귀신들림과 정신질환은 쉽게 판단하는 것보다는 그 사람의 현재, 과거 그리고 발병된 시기와 환경을 자세히 살펴서 판단되어야 하며 더욱이 치료의 방법으로서는 두 가지의 방법 첫째로는 기도를 통한 영적치유와 두번째로서는 일반의술을 통하여 내적, 심리적, 신체적인 치유가 진행되어야 한다.
귀신들림은 목사의 영역에 있는 것이므로 하나님이 주시는 영력으로 사단과의 싸움에서 이겨야 하는 것이고
정신질환은 의사의 영역에 있는 것이므로 하나님이 주신 지혜(의술)를 가지고 심리적, 신체적 치료를 해야 한다.
귀신들림과 정신질환의 판단은 신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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