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17년 3월 5일 진흥교회 창립 이후, 올해 처음으로 광복절기념예배를 드리며 온 성도들과 함께 광복을 허락하신 은혜와 기쁨 그리고 감사와 영광을 올려 드린 공병우 담임목사를 만나 ‘광복 79년 감사⋅반성, 통일의 꿈’에 대해 들어본다.
다음은 일문일답.
-. 해방과 독립을 주신 하나님께 감사해야 한다고 하셨는데, 그 이유는.
“오늘 우리는 이스라엘 민족이 출애굽 사건을 잊지 않고 기억하며 감사하듯이, 이 민족에게 독립과 해방을 주신 하나님께 감사하며 예배드리고 있다. 오늘 이 예배는 어른들만이 아니라 후세대들도 함께 기억하며 하나님에 대한 감사를 이어가야 한다. 역사를 모르는 민족은 발전할 수 없다. 요즘 젊은 세대들이 일제 치하와 해방의 역사를 모른다. 가르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학교 교육의 목표가 일류대학 가는 것이고, 내신 성적 올리는 것이 돼버린 현실 속에서 민족의 역사를 배우는 일은 흥밋거리가 될 수 없다. 이 시대는 돈 많이 벌고 권력을 손에 쥔 사람들이 영웅 대접을 받고 있다. 민족을 위해 희생하고 고난을 당한 사람들의 이야기는 소중하게 취급받지 못하고 있다. 민족의 역사를 묻지 않고 배우지 않고 가르치지 않은 결과이다. 또한 이념 논쟁으로 전통적인 역사의 가치관들이 무너지고 혼란에 빠진 결과이다.”
-. 성경에는 초막절을 지키라는 하나님의 명령이 있다.
“이스라엘 민족이 광야에서 고난을 당하고 만나와 메추라기로 연명하던 암울했던 역사의 현장을 체험하고 가르치고 배우라는 하나님의 명령이며 말씀이다. 지금도 전 세계의 유대인들은 일주일 동안 계속되는 초막절에는 천막을 치고 그 안에서 생활하면서 광야에서 떠돌던 이스라엘의 역사를 온 가족이 체험하며 하나님의 말씀을 외우고 백성들을 향한 하나님의 사랑과 기적을 묵상하고 있다. 광복절만이라도 교회가 앞장서서 민족 고난의 역사를 가르치고 우리 민족을 위한 하나님의 사랑이 얼마나 크고 놀라운 것이었는지를 증언해야 할 것이다.”
-. 지난 79년을 돌아보며 회개해야 한다고 하셨는데.
“하나님의 은혜에 보답하지 못하고 감사하지 못한 과거를 반성해야 한다. 하나님은 해방 후 비참한 경제상황 속에서도 우리 민족을 구원해 주셔서 오늘의 경제 발전을 이루게 하셨다. 하나님은 6.25 전쟁의 위기 속에서도 우리 민족을 건져 주셨다. 그 후 수많은 정치적 격변과 IMF 경제 위기 등의 어려운 고비마다 하나님은 이 민족에게 새로운 돌파구를 주시고 만나와 메추라기를 보내 살게 하셨다. 그러나 지난 70여년을 돌이켜보면 불기둥과 구름기둥으로 인도하신 하나님의 은혜에 보답하며 살지 못했다. 우리는 정치적 진보를 이루지 못했고, 정쟁을 일삼으며 하나님이 허락하신 나라를 혼란에 빠뜨렸다. 경제적으로 빈익빈 부익부의 현상과 더불어 노사 간의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고, 사회적으로 차마 입에 담을 수도 없는 끔직하고 부끄러운 사건들이 연일 신문을 도배하고 있다. 이 나라는 하나님이 아닌 금송아지의 우상을 숭배하며, 이단과 사이비들이 독버섯처럼 사람들을 현혹하고 있으며, 하나님의 이름을 망령되이 일컫는 세력이 점점 더 힘을 얻고 있다. 교회마저도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지 못하고 서로 싸우고 분열하고 있고, 자리다툼과 부정선거와 정의롭지 못한 재물로 인하여 타락하게 됐다. 이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무릎 꿇고 회개해야 한다. 교회가 먼저 정신을 차리고 베옷을 입고 회개해야 한다. 그리하여 온 민족이 니느웨 성 사람들처럼 재를 머리에 뿌리며 회개할 때 하나님께서 다시 한 번 이 민족을 용납하시고 회복시켜 주실 것이다.”
-. 통일의 비전과 꿈을 세워야한다고 하셨다. 그 배경은.
“우리에게 통일은 이스라엘 민족이 가나안 땅을 밟는 것과 같다. 통일은 우리 민족의 유일한 목표이다. 그 옛날 해방도 하나님께서 갑자기 은혜로 허락하셨듯이, 통일도 생각지도 못한 때에 하나님께서 허락하시리라 믿는다. 인간적인 노력으로는 통일을 이룰 수 없다. 남과 북이 손을 맞잡고 회의를 거듭한다고 통일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하나님이 개입하시지 않는 인간들만의 통일 노력은 더 극심한 정치적 혼란과 경제적 위기와 또 다른 민족 분열의 씨앗이 될 수도 있다. 이스라엘 민족은 광야 40년의 생활을 마치고 가나안 땅으로 들어갔다. 그러나 우리 민족은 광야 생활과 같은 분단 70년이 넘는 세월이 지났건만 아직도 꿈꾸는 가나안 복지, 통일의 대업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우리의 감사의 그릇이 아직 모자란 탓이다. 즉, 불평과 원망의 입이 너무 크기 때문이다. 우상숭배가 하나님의 노여움을 사고 있기 때문이며 부정과 부패와 분열과 싸움을 계속하는 한 우리는 통일맞이의 자격 미달자이다. 우리 교회부터 통일맞이의 주역이 되기 위해 정신 무장을 다시 해야 한다. 바른 신앙생활에 더욱 힘쓰고 윤리회복 운동에 매진해야 하며, 북녘 땅을 바라보며 눈물로 노래했던 이스라엘 백성들의 모습처럼 통일을 위한 눈물의 기도와 호소가 더 간절해야 한다.”
-. 21세기 세계 선교의 주역으로서의 가나안 복지를 이루어야 하는 의미는.
“대한민국이 통일 한국을 이뤄 민족복음화와 아시아를 포함한 세계복음화에 크게 쓰임받는 민족으로 나아가야 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남북의 통일을 기반으로 세계 평화에 기여하는 중심 국가가 돼야 한다. 대한민국은 지금 중대한 민족적 전환기에 서 있다. 북한의 핵문제가 아직도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한국을 둘러싼 미국, 중국, 러시아, 일본의 4대 강국은 자신들의 이해관계에 따라 한국 문제를 다루고 있으며 그들의 국익에 위배된다면 한국은 언제나 외면당할 수밖에 없는 처지에 서 있다. 그런가하면 국내의 정치적 상황이 계속되는 분열과 갈등의 연속이다. 경제는 암울한 지표로 미래적인 근심과 우려를 더하고 있다. 젊은이들의 실업율은 계속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저출산의 심각한 사회문제가 대한민국의 미래를 어둡게 만들고 있고, 노인인구의 증가로 노인들의 복지가 사회문제화 되고 있다. 사회적 범죄가 나날이 극악무도해지고 있으며 이단과 사이비 종파들이 제철을 만난 듯 활개를 치며 당당하게 거짓교리로 사람들을 현혹하고 있다. 권력을 쥔 자들이 동성애 문제를 차별금지법에 넣어 반대하면 죄가 되는 사회를 만들어가고 있다. 이 사명을 위하여 우리교회가 쓰임받기를 소원한다. 교회가 먼저 주님의 몸된 공동체로서 깨끗하고 정결한 자세를 가다듬어야 한다. 그 옛날 삼일 운동을 주도적으로 일으켰던 교회의 리더십을 회복해야 하며, 일제 강점기에 수많은 순교자를 내었던 투철한 복음주의 신앙이 살아나야 한다. 교회가 민족의 희망이 되고, 교회를 통하여 민족의 숙원이 이루어지는 날을 위해 우리 모두가 노력하고 기도해야 할 것이다.”
임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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