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거 노인들 무료급식하며 돌보는 이영숙 은빛소망회장 |
[2009.02.23 18:01]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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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밥보다 情이 고픈 분들 '그림자' 되어 살아가요 매주 화요일과 토요일 오전 11시, 서울 금천구 독산 4동에 있는 한국은빛소망회 식당. 독거노인과 저소득층 노인 150 여 명이 하나둘 모여들기 시작한다. 이 자리에 두 팔을 걷고 노인들에게 부지런히 배식을 돕고 있는 회장 이영숙 집사는 '그림자' '꽃목걸이' 등 히트곡을 낸 1970∼80년대 유명가수였다. 이 씨는 지난 99년 서방파 대부로 알려진 김태촌을 신앙으로 감화시키고 옥중결혼을 함으로 세간에 더 잘 알려졌다. "대부분 병들고 외로운 독거노인들이신데 화요일과 토요일만 기다리세요. 배가 고픈것보다 사람이 더 그리운 것이지요. 그래서 이것 저것 대화를 나누고 제 노래도 불러드리면 여간 좋아하지 않으세요. 생각 같아선 매일 식사를 해 드리고 싶어요." 이씨는 2007년, 소외되고 고통받는 이웃을 위한 자선봉사단체인 '한국은빛소망회'를 사단법인으로 등록했다. 그리고 서울 시내에서 독거노인들이 가장 많이 산다는 이곳을 찾아 사무실을 차린 뒤 무료 식사 대접과 한약 지어드리기, 가사돕기, 용돈 드리기 등으로 노인을 섬겨오고 있다. 한 분 한 분 모두가 특별한 사연이 있고 도움을 필요로 하는 분들이라 적극적인 도움을 주지 못하는 것이 이 집사에겐 안타까울 따름이다. 이곳을 꼬박꼬박 찾는 김기호(75) 할아버지는 "이영숙 회장이 얼마나 정성스레 식사와 이것저것 챙겨주는지 고맙기 이를 데 없다"며 "큰 도움 없이 혼자 힘으로 급식을 감당하는데 외부 지원자가 좀 많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이애숙(80) 할머니도 "전도도 얼마나 열심히 하는지 이 회장 때문에 교회 다니는 노인들이 많다"고 말했다. 80%가 사망이라는 암 수술을 신앙으로 견뎌냈고 지금도 김태촌씨를 옥바라지하고 있는 그녀는 온전한 몸이 아니다. 수술 후유증으로 레그백을 차고 있고 건강도 안 좋지만 노인들을 만나고 급식하는 시간만큼은 힘이 솟는다. 이씨는 지난해 자전적 이야기를 담은 신앙간증서 '나도 살아요'를 출간했다. 인생의 험난한 역경을 겪으며 하나님을 영접한 사연과 김태촌씨와 만나 옥중 인연을 믿음으로 키운 내용을 상세히 담았다. 이씨는"부끄러운 내용이고 고통과 눈물의 고백이지만 찬양 달란트를 주신 하나님께 조금이라도 영광이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현재 은빛소망회는 이씨의 간증찬양집회 사례금으로 운영되고 있지만 늘 부족하다. 그나마 최성규 인천순복음교회 목사를 비롯해 이진규 안세병원 이사장, 김은영 디엔와이건설 회장, 박성남 우진사료 대표 등이 틈틈이 도움을 주어 감사하게 여긴다. "얼마 전부터는 이상근(한라상조 대표) 집사님의 도움을 받아 무연고 노인 장례식도 무료로 해드리고 있어요. 며칠씩 지나 숨진 것이 발견되는 독거노인들이 자신도 저렇게 되면 어쩌나 하는 걱정을 덜어 드리게 돼 너무나 기쁩니다." 나누고 베푸는 기쁨이 인기인으로서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때의 만족보다 훨씬 더 크다는 이씨는 "추운 날 식사하러 오시는 어르신들께 간식도 드리고 싶은데 경제 여건이 안돼 안타깝다"며 "식사 배식을 항상 도와주는 가리봉장로교회(최홍규 목사) 이름도 빠뜨리지 말아 달라"고 당부했다(02-857-8137). 김무정 기자 kmj@kmib.co.kr |